■소금구이 대하 & 부르고뉴 피노누아
바다 여행은 여름이 제철이지만, 바다 음식은 가을이라야 깊은 제 맛을 드러낸다. 그 중 대하는 단연 가을 식탁의 귀족으로 꼽힌다. 그도 그럴 것이 새우 중에서도 크기와 맛이 으뜸이고, 토실토실 살이 오른 대하 소금구이는 머리부터 꼬리까지 대하 특유의 달콤하고 짭조름한 바다 맛이 배어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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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산물 요리에는 화이트 와인이 제격이라고 생각한다면, 적당한 산도로 확실한 맛을 남기지만 음식 맛을 해치지 않는 풍부한 아로마의 피노 그리지오가 적당하다. 이때는 초고추장이나 겨자 간장과 같은 소스 없이 대하 본연의 맛과 와인의 조화를 느끼는 것이 좋다.
■고추장 더덕구이 & 오크캐스크 말백
향긋한 흙내를 온 몸으로 전하는 더덕 역시 가을의 메신저다. 더덕은 밭에서 나는 산삼이라고 불릴 정도로 영양도 풍부해 환절기 감기를 쫓는 데도 그만이다. 보통 고추장 양념을 발라 맛깔스럽게 구운 더덕 양념구이는 밥 반찬은 물론 술 안주로도 인기 만점. 이처럼 소스가 들어가는 요리는 와인 매칭에 있어서도 소스의 맛을 고려하는 것이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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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모키한 향이 더덕의 흙내와 잘 어울리는 ‘오크캐스크 말백’은 말백 와인 중에서도 유난히 부드러운 탄닌으로 더덕의 씹히는 질감과의 조화가 뛰어나고, 여운이 길게 지속되어 더덕의 향과 양념 그리고 와인의 조화를 오랫동안 음미할 수 있다.
■구운 호박 고구마 & 간치아 아스티
가을이 깊어갈수록 밤은 길어지고, 긴 밤을 보낼 때는 맛있는 야식이 그 어떤 음식보다 일미다. 특히, 가을에는 달콤한 맛과 함께 건강까지 챙길 수 있는 고구마가 제철이다. 삶고, 굽고, 튀겨서도 먹을 수 있어 다양한 기호에 맞추기에도 좋다. 삶은 고구마는 김치와 곁들여 먹으면 부드럽게 넘어가 감칠맛이 나고, 반들반들 꿀 옷을 입힌 마탕은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인기 만점이다. 또 노랗다 못해 주황빛이 도는 호박고구마는 구우면 그 자체가 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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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에 가을 하면 아삭아삭 상큼하게 먹는 제철 과일도 맛보지 않을 수 없다. 식사 후, 디저트로 가볍게 사과 한 조각을 즐길 때는 사과의 산도와 잘 어울리고 과일의 풍미를 살려주는 뉴질랜드산 소비뇽 블랑이, 달콤한 배에는 집중도 있는 꽃향기와 섬세하게 퍼지는 달콤함이 특징인 스페인산 비우라 품종의 화이트 와인이 좋다.
■한마디 더
조금 더 다양한 음식과의 와인 매칭으로 근사한 가을 식탁을 준비하고 싶다면, 와인 정보 사이트를 활용해 보자.‘와인21닷컴’(www.wine21.com)은 기본적인 와인과 음식의 조화에 대한 상식과 레드, 화이트 와인의 품종별로 어울리는 요리를 알려준다. 사이트 내 ‘와인스쿨’ 콘텐츠에서 확인할 수 있다. 와인 전문 매거진 와인리뷰에서 운영하는 ‘와인파인더’(www.winefinder.co.kr)에는 와인 상세검색 기능이 있어 와인 종류, 생산국, 빈티지, 가격별로 보다 많은 와인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많은 와인 애호가들이 찾는 와인 동호회도 있다. 네이버의 ‘와인카페(http:///cafe.naver.com/wine)나 싸이월드의 ‘와인과 사람’(http:///winenpeople.cyworld.com)에는 다양한 회원들의 경험이 묻어나는 공유할 만한 와인과 음식 이야기들이 많다.
한국주류수입협회 부회장(금양인터내셔널 전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