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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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처럼1 2008. 7. 7. 23:54
[문화일보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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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사1촌으로 FTA 넘는다>
한국EMC 농촌봉사, 美본사도 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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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사1촌으로 FTA 넘는다>
한국EMC 농촌봉사, 美본사도 응원
4부. FTA, 기업이 함께합니다-④외국계기업도 농촌지원 동참
이관범기자 frog72@munhwa.com

한국EMC 직원들이 지난 9일 1사1촌 결연마을인 충북 청원군 강내면 궁현리 연꽃마을에서 수확한 동아를 나르면서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 청원 = 심만수기자
“우와.” 밭을 뒤덮은 무성한 잎줄기를 걷어내는 순간 모든 이의 입에서 탄성이 쏟아졌다. 박과식물 동아가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얼핏 보면 호박을 닮은 동아는 어린아이만큼 크게 자란다. 지난 9일 오전 충북 청원군 강내면 궁현리 연꽃마을. 미국 보스턴에 본사를 둔 다국적 정보기술(IT) 업체인 EMC의 한국법인인 한국EMC 직원들이 가을걷이를 도우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커다란 동아를 보고 놀란 것도 잠시. 임보경(여·31) 과장은 씩씩하게 동아를 어깨에 짊어진 채 앞장서서 밭 가장자리로 걸어 나왔다. 그녀는 땀을 훔치면서 “마치 아기를 업은 것 같다”며 신기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조선시대만 해도 먹거리로 애용됐다는 동아는 지금은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작물이 됐다. 그런데도 이 마을에서 동아를 시험 재배하고 있는 것은 연못에 키우고 있는 연꽃에 이어 마을을 대표할 또 다른 특산물을 발굴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대박이야!” 이번엔 유지윤(여·31) 과장이 고구마 밭에서 호미를 쥔 채 소리쳤다. 땅을 파고 줄기를 걷어 올리자 굵은 고구마들이 뿌리째 주렁주렁 쏟아져 나왔다. 그녀는 “흙을 만지면서 좋은 공기를 마시고 일하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가 확 풀린다”고 말했다. 상처 없이 고구마 줄기 하나를 캐내려면 적어도 호미질을 스무번은 해야 한다. 연꽃마을 이남훈(61) 부녀회장은 “혼자서 이 많은 고구마를 캐내려면 어깨가 빠진다”며 비록 서툰 호미질이지만 자기 일처럼 일손돕기에 나선 한국EMC 직원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에 한국EMC 직원들은 “평소 할인점 등에서 쉽게 사먹기만 했던 고구마를 캐는 일이 이렇게 고된 것인 줄 미처 몰랐다”고 말했다. 전혀 별개의 세계를 살아온 듯한 마을 주민과 한국EMC 직원들의 마음이 통하기 시작한 순간이었다.

EMC는 기업의 각종 디지털 데이터를 담는 스토리지(저장장치) 시장을 세계적으로 주도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으로 한국을 포함해 세계 80개국에 지사를 두고 있다. 한국EMC가 연꽃마을과 1사1촌 결연한 것은 지난 2005년 7월. 회사 내 대표적인 사회공헌활동으로 활발한 교류를 펼쳐왔지만 특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여파로 한국농촌의 어려움이 커졌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로는 회사 직원들의 마음가짐이 더욱 각별해졌다.

미국계 기업의 한국지사에 근무하면서 미국과의 FTA로 어려움에 처한 한국 농촌과 농민을 외면해선 안 된다는 공감대가 확산됐기 때문이다.

이 회사 민경수(33) 차장은 “임직원 대부분이 도시에서 태어나고 도시에서 자랐다”며 “1사1촌 활동이 아니었다면 우리나라 농촌을 이처럼 피부로 느껴볼 수 있는 기회를 만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연꽃마을에 일손돕기를 온 한국EMC 직원들은 “농산물 시장 개방이 확대되면서 농민들이 다소 어려워질 수 있겠지만 1사1촌 결연기업들이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국EMC의 1사1촌 활동은 이미 미국 본사에서도 귀감 사례로 꼽힌다. 1사1촌 교류 사례가 전 세계 공통으로 쓰는 내부 전산망이나 글로벌 사보에 실리면서 중국지사에서도 자료 요청을 하는 등 벤치마킹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백영훈(36) 차장은 “글로벌 비즈니스를 하는 본사에선 각 국가에서 사회공헌 활동을 통한 기업 이미지 개선을 매우 중시하고 있다”며 “그런 점에서 한국지사의 1사1촌 활동을 훌륭한 모범사례로 여긴다”고 말했다.

청원 = 이관범기자 frog72@munhwa.com

기사 게재 일자 2007-10-11
4부. FTA, 기업이 함께합니다-④외국계기업도 농촌지원 동참
이관범기자 frog72@munhwa.com

한국EMC 직원들이 지난 9일 1사1촌 결연마을인 충북 청원군 강내면 궁현리 연꽃마을에서 수확한 동아를 나르면서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 청원 = 심만수기자
“우와.” 밭을 뒤덮은 무성한 잎줄기를 걷어내는 순간 모든 이의 입에서 탄성이 쏟아졌다. 박과식물 동아가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얼핏 보면 호박을 닮은 동아는 어린아이만큼 크게 자란다. 지난 9일 오전 충북 청원군 강내면 궁현리 연꽃마을. 미국 보스턴에 본사를 둔 다국적 정보기술(IT) 업체인 EMC의 한국법인인 한국EMC 직원들이 가을걷이를 도우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커다란 동아를 보고 놀란 것도 잠시. 임보경(여·31) 과장은 씩씩하게 동아를 어깨에 짊어진 채 앞장서서 밭 가장자리로 걸어 나왔다. 그녀는 땀을 훔치면서 “마치 아기를 업은 것 같다”며 신기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조선시대만 해도 먹거리로 애용됐다는 동아는 지금은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작물이 됐다. 그런데도 이 마을에서 동아를 시험 재배하고 있는 것은 연못에 키우고 있는 연꽃에 이어 마을을 대표할 또 다른 특산물을 발굴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대박이야!” 이번엔 유지윤(여·31) 과장이 고구마 밭에서 호미를 쥔 채 소리쳤다. 땅을 파고 줄기를 걷어 올리자 굵은 고구마들이 뿌리째 주렁주렁 쏟아져 나왔다. 그녀는 “흙을 만지면서 좋은 공기를 마시고 일하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가 확 풀린다”고 말했다. 상처 없이 고구마 줄기 하나를 캐내려면 적어도 호미질을 스무번은 해야 한다. 연꽃마을 이남훈(61) 부녀회장은 “혼자서 이 많은 고구마를 캐내려면 어깨가 빠진다”며 비록 서툰 호미질이지만 자기 일처럼 일손돕기에 나선 한국EMC 직원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에 한국EMC 직원들은 “평소 할인점 등에서 쉽게 사먹기만 했던 고구마를 캐는 일이 이렇게 고된 것인 줄 미처 몰랐다”고 말했다. 전혀 별개의 세계를 살아온 듯한 마을 주민과 한국EMC 직원들의 마음이 통하기 시작한 순간이었다.

EMC는 기업의 각종 디지털 데이터를 담는 스토리지(저장장치) 시장을 세계적으로 주도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으로 한국을 포함해 세계 80개국에 지사를 두고 있다. 한국EMC가 연꽃마을과 1사1촌 결연한 것은 지난 2005년 7월. 회사 내 대표적인 사회공헌활동으로 활발한 교류를 펼쳐왔지만 특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여파로 한국농촌의 어려움이 커졌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로는 회사 직원들의 마음가짐이 더욱 각별해졌다.

미국계 기업의 한국지사에 근무하면서 미국과의 FTA로 어려움에 처한 한국 농촌과 농민을 외면해선 안 된다는 공감대가 확산됐기 때문이다.

이 회사 민경수(33) 차장은 “임직원 대부분이 도시에서 태어나고 도시에서 자랐다”며 “1사1촌 활동이 아니었다면 우리나라 농촌을 이처럼 피부로 느껴볼 수 있는 기회를 만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연꽃마을에 일손돕기를 온 한국EMC 직원들은 “농산물 시장 개방이 확대되면서 농민들이 다소 어려워질 수 있겠지만 1사1촌 결연기업들이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국EMC의 1사1촌 활동은 이미 미국 본사에서도 귀감 사례로 꼽힌다. 1사1촌 교류 사례가 전 세계 공통으로 쓰는 내부 전산망이나 글로벌 사보에 실리면서 중국지사에서도 자료 요청을 하는 등 벤치마킹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백영훈(36) 차장은 “글로벌 비즈니스를 하는 본사에선 각 국가에서 사회공헌 활동을 통한 기업 이미지 개선을 매우 중시하고 있다”며 “그런 점에서 한국지사의 1사1촌 활동을 훌륭한 모범사례로 여긴다”고 말했다.

청원 = 이관범기자 frog72@munhwa.com

기사 게재 일자 2007-1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