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

지역발전의 ‘버팀목’ 1사1촌-①SK와 오창농협의 ‘상생교류’

바보처럼1 2008. 7. 8. 08:11
<1사1촌 운동으로 FTA 넘는다>
오창농협, 1만 SK직원 식단 책임진다
5부. 지역발전의 ‘버팀목’ 1사1촌-①SK와 오창농협의 ‘상생교류’
음성원기자 eumryosu@munhwa.com

지난 28일 충북 청원군 오창읍 창리 오창농협 물류센터에서 직원들이 SK그룹 임직원들에게 보낼 친환경농산물 박스를 포장하고 있다. 청원 = 김동훈기자
SK케미칼의 오문길 팀장은 요즘 한 달에 2번씩 ‘꿈 같은 경험’을 한다. SK웰빙사업본부가 운영 중인 홈페이지(www.62life.com)를 통해 주문한 1사1촌 결연마을인 충북 청원군 오창읍 지역 친환경 청정농산물이 집으로 배달돼오기 때문이다. 최근 받은 농산물 세트에는 유기농콩두부(420g), 깻잎(30장), 느타리버섯(300g), 당근(500g), 무농약 쌀 떡국떡(1㎏), 무농약 시금치(300g), 쑥갓(300g), 애호박(1개), 양파(1㎏), 우리녹두나물(400g), 무농약 아침마루 찹쌀(1㎏), 청양고추(100g), 홍삼유정란(10알) 등 13개 품목이 들어가 가족 4명이 1주일 정도 먹기에 안성맞춤이다.

가격은 4만원으로 서울 대형마트에서 사는 것과 비슷하지만, 회사에서 인증해준 농산물인 만큼 믿을 수 있는데다 회사에서 사원 복지 차원으로 50~70%의 비용을 지원해주니 직원들은 질좋은 4만원짜리 농산물 세트를 1만2000∼2만원에 먹을 수 있다.

현재 오 팀장처럼 한 달에 1번 이상 농산물을 구매하는 직원은 SK그룹 임직원 3만여명 가운데 1만여명에 달한다. SK건설 임직원이 4500여명으로 가장 많고 SK케미칼 직원도 1600여명에 이른다. 오창농협은 SK와의 이같은 농산물 직거래를 통해 지난해 5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 28일 오후 충북 청원군 오창읍 창리 오창농협 친환경농산물 물류센터. 825㎡에 달하는 물류센터에 들어서자 중심에 있는 컨베이어 벨트와 각종 바코드가 부착된 시설들이 한눈에 들어왔다. 오창농협이 농가에서 매입한 농산물을 재분류해 박스에 포장하느라 10여명의 손길이 바쁘게 움직였다.

4인가족의 1주일치 식단용으로 마련된 B1이라는 이름의 바코드가 부착된 이 상자에는 오 팀장이 주로 이용하는 ‘푸짐한 4만원 세트’에 포함되는 농산물이 차례로 담기고 있었다. 소비자들은 홈페이지에서 상품 도착일 기준으로 짜여져 있는 여러 상품 유형 가운데 하나를 골라 주문할 수 있다.

이곳의 컨설팅을 담당하고 있는 ‘물류친구’ 오정택(56) 사장은 “만약 한 기업과 한 마을만으로 한정돼 거래가 이뤄진다면 다양한 농산물을 사시사철 구매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의 요구를 충족시켜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곳 오창농협에서 공급하는 농산물의 절반 가까이는 각 지방의 계절별 특산물로 채워져 소비자들은 1년 내내 이곳에서 원하는 농산물을 사먹을 수 있다.

SK와 오창농협의 교류가 1사1촌 교류의 성공작으로 평가받는 또다른 이유는 ‘신뢰’가 바탕이 됐다는 점이다.

실제로 이곳 물류센터에 납품을 원하는 농가들은 생산한 농산물의 품질이 우수한지 농산물품질관리원의 성분 분석 절차를 통과해야 한다. 이어 매입한 농산물은 단계별로 바코드를 거쳐 기록되면서 몇 시에 어떤 작업을 거쳤는지까지 ‘이력시스템’에 기록된다. 소비자들은 홈페이지를 통해 이 농산물이 어느 농가에서 나와 어떤 작업을 거쳐 집까지 도착했는지 손쉽게 파악할 수 있다.

SK그룹이라는 안정적인 소비처가 있다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성공요인이다. SK에 판매하는 농산물 매출액은 2005년 7억원에서 지난해 54억원으로 늘었다. 신환희(53) 오창농협 친환경농업팀장은 “SK라는 대기업이 안정적인 소비처 역할을 해주면서 판로가 안정적으로 바뀌자 친환경농업으로 전환해 이곳 물류센터에 납품하는 농가도 2005년 410농가에서 지난해 474농가로 늘었다”고 말했다.

청원 = 음성원기자 eumryosu@munhwa.com

기사 게재 일자 2008-0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