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

<스타농민>‘마늘 오리’로 年매출 15억, 경기 포천 최윤화 씨

바보처럼1 2010. 3. 30. 17:19

<스타농민>
“오리들 옆에서 먹고자며 연구 또 연구했죠”
‘마늘 오리’로 年매출 15억, 경기 포천 최윤화 씨
임정환기자 yom724@munhwa.com
“자유무역협정(FTA)과 도하개발어젠다(DDA)를 공부하면서 앞으로는 품질이 가장 중요한 경쟁력이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오리 유축실(알에서 부화한 오리를 10일가량 기르는 곳)에서 몇 달동안 함께 먹고 자고 하며 연구한 결과가 ‘마늘오리’입니다.”

지난 6일 오후 경기 포천시 영중면 양문리 개울오리농원. ‘오리 엄마’ 최윤화(46) 대표가 운영하는 3만6660㎡의 오리농원에 2만여마리의 오리들은 쉴새없이 꽥꽥거렸다.

새끼 오리들 틈에서 마늘을 갈아만든 사료를 먹이고 있는 최 대표의 얼굴에서는 미소가 끊이지 않았다. 마치 친자식들을 돌보는 듯했다. 오리들도 최 대표를 따라 다니기에 바빴다. 태어나자마자 처음 본 게 최 대표라고 하니 그를 ‘어미(?)’로 여기는 것처럼 보였다.

최 대표가 지난해 오리를 키워 올린 매출은 15억원. 직원은 3명이지만 웬만한 중소기업 수준의 매출이다. 그는 “직접 오리들과 생활하며 배운 지식과 끊임없는 실험이 성공의 원천”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가 오늘의 성공을 이루기까지는 시련의 연속이었다. 1994년 12월 귀농하기 전까지 그는 벌꿀건강식품을 판매하는 가게를 운영하며 1억원 이상 매출을 올리던 잘나가던 사장님이었다.

그는 “가짜 벌꿀이 많다는 뉴스가 나오자 손님이 뚝 끊어졌고, 가게를 접을 수밖에 없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가 귀농을 결심하고 처음 찾은 것은 도서관. 농업개방에 대비해 FTA와 DDA를 공부하기 위해서였다. 결국 그는 농업 개방으로 값싼 농·축산물들이 들어오면 가격으로 승산이 없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막연했다. 그는 “오리 관련 정보를 구할 수 없어, 영국에서 나온 오리 사육 책 번역본을 어렵게 구해 읽었지만 우리 실정에 맞지 않아 농장에서 오리들로 무조건 임상시험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처음 3년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자본금 200만원을 긁어모아 노원구 상계동 수락산 일대에서 오리 1000마리로 오리농원을 열었지만 다음날 오리 절반을 얼어죽이는 불상사를 겪기도 했다. 하지만 여러가지 먹이를 주는 실험은 계속했다. 청량리 수산시장으로 가서 버리는 생선을 헐값에 사 와 오리에게 먹이는가 하면 쑥, 인삼 등으로 연이어 실험했지만 결과는 모두 허사였다. 그러나 이에 좌절하지 않고 실험을 거듭, 결국 마늘오리로 성공했다.

그는 “마늘을 먹은 오리들은 잔병치레 없이 건강해졌을 뿐만 아니라, 육질이 좋아져 1등급 쇠고기같은 맛이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후 거듭된 실험을 통해 마늘오리는 물론 ‘솔잎오리’, ‘유황오리’등 오리 관련 특허를 6개나 가진 ‘오리박사’가 됐다.

그는 아직도 실험은 멈추지 않았다며 오리를 관광상품화하겠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오리와 관광산업을 연계하는 것이 향후 농·축산물이 개방됐을 때 더욱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며 “오리 달리기를 이용한 관광 상품화나 애완 오리 개발 등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포천 = 글·사진 임정환기자 yom724@munhwa.com


기사 게재 일자 2009-05-08 14: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