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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탔다가 죽지 않으려면(조갑제 닷 컴에서 퍼옴)

바보처럼1 2014. 4. 26. 02:17

핸드북/배탔다가 죽지 않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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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변호인 朴正熙 전기(全13권) 趙甲濟의 現代史이야기(全14권)
Prologue
  
  우선 필자는 해운이나 조선, 운항과 관련된 학문을 전공하거나 이 분야의 전문가가 아님을 밝혀둔다.
  
  필자가 해난 사고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된 동기는, 1970년도 말에 발생한 제주(서귀포)/부산간의 정기 여객선 남영호 침몰 사고를 접하고 나서이다.
  
  제주도가 고향인 필자는 위 사고로 먼 친척을 한 분 잃었다. 게다가 필자는 1970년부터 20년 이상을 군에 복무한 관계로 제주와 육지(내륙)간을 왕래하는 여객선을 자주 이용해야 했다.
  
  그 과정에서 혹시라도 내가 탄 여객선이 조난을 당할 경우 어떻게 해야 살아남을 수 있을지에 대하여 관심을 갖게 되었다.
  
  당시만 해도 국내에는 해난 사고와 관련된 서적들이 그리 많지 않아서 같은 기지내에 주둔하는 주한 미공군 도서실에 소장된 외국 서적들을 읽기 시작했다.
  
  영어가 짧아서 영한 사전을 찾아가면서 틈만 나면 읽었지만 처음에는 하루에 겨우 한 두 페이지를 읽는 것도 벅찰 정도로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
  
  영어 공부를 한다는 보람으로 열심히 읽었지만 아무리 사전적 의미로 해석을 해도 이해가 되지 않는 문장이 많았는데 이런 경우는 미군 동료들에게 물어서 이해를 하곤 했다.
  
  
  처음에는 생존에 대한 욕구때문이었지만, 2 차 세계 대전 당시 U 보트에 격침된 미국 상선 승무원의 필사적인 생존기와 같은 것은 읽을 수록 감동을 줬고 더욱 해양 재난 서적에 대한 나의 탐구욕구를 불 타게 만들었다.
  
  반복적인 독서를 통하여 해양 관련 전문 용어도 어느 정도 알게 되었고 영문으로된 전문 서적에 대한 읽는 속도도 점차 빨라졌다.
  
  지금 쓰는 이 글은, 필자가 그간 읽은 몇 가지 해양 재난 관련 전문 서적이나 생존자의 수기 등을 통하여 얻은 상식을 바탕으로 하는 것임을 밝혀둔다.
  
  
  1. 해난 사고의 종류
  
  
   익히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해상 재난에는, 선박끼리나 바다에 떠 다니는 부유물과의 충돌, 암초에 좌초, 전복, 화재, 표류 등이 있다. 이 모든 재난들은 궁극적으로 선박을 침몰하게 만든다.
  
   선박끼리 충돌하는 경우는, 통상 과속, 기상 요인(안개 등으로 시정 불량), 레이더의 고장, 승무원의 사주 경계 부실(무단 자리 이탈, 졸음 등)에 기인한다.
  
   바다에 떠 다니는 부유물에는 난파 선박, 대형 통나무, 기뢰(수뢰. 극히 드믈지만 중동 긴장이 높았을 때에는 호루무즈 해협 등에 이란 군이 부설한 것이 떠 다녔다), 대형 빙산(Iceberg)등이 있다.
  
   암초에 좌초하는 경우는 궁극적으로 배의 밑면이나 측면에 구멍이 나게 만들어서 침수를 수반하게 되며, 선박에 화재가 발생하면 선박의 약한 부분이 녹아내리거나 휘기 때문에 화재로도 침수될 수가 있고, 화재로 연료를 전부 소진하게 되면 선박의 균형(Balance)을 무너뜨리는 균형자(Ballast)가 취약해지게 되어 배가 기우뚱거리다가 결국 화재때문에도 침몰에 이르게 되는 경우가 많다.
  
   선박이 표류(Drifts)하는 경우는, 기관 고장, 연료 고갈에 의한 엔진 정지, 극히 드믄 경우지만 엔진 기능이 일부 정지된 상태에서 강한 폭풍과 조우한 경우에 배가 선장의 의지와는 상관 없이 제멋대로 흘러가는 것을 의미한다.
  
  
  2 . 뱃 사람은 멀미를 하지 않는다.
  
   선원이나 어부라고 처음부터 멀미를 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자꾸 배를 타다 보니 파도에 맞서는 법을 익히게 되었고 자신의 천직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멀미를 극복해야 한다는 심적인 각오가 결국에는 멀미를 이겨내게 된 것이다.
  
  바다 생활에 익숙해진 선원들은 웬만한 배의 흔들림도 자주 배를 타지 않은 사람들에 비하여 둔감해 지게 마련이다.
  
  승객은 배가 약간만 휘청거려도 불안을 느끼지만, 단련이 된 승무원은 7~8 미터의 파고를 넘으면서 야기되는 엄청난 흔들림조차도 그럴려니 하고 심적인 준비가 되어 있어서 크게 개의치 않는 경우도 있다.
  
  
  3. 승무원은 재난이 발생한 초기에는 이에 대처하는 비상 조치가 급선무이지 승객 대피에 신경을 쓸 여유가 없다.
  
   내가 탄 여객선에서 쿵하는 소리가 났다고 치자. 객실내에서도 그 소리가 들렸지만 겹겹히 둘러쌓인 철판때문에 크게 들리지 않아서 승객들의 주목을 받지 못한다.
  
  오락회를 하거나 재미있는 비디오를 보고 있던 승객들은 충격음이 잘 들리지도 않고 설령 들었다고 하더라도 급박한 상황이라면 승무원들이 알려주겠지 하는 생각으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넘어가기가 쉽다.
  
  4. 선박 재난 시나리오
  
   선장을 비롯한 승무원들은 평소와 다른 충격음에 민감하게 마련이다.
  
  선장은 가장 먼저 기관실, 화물실, 갑판 담당 승무원들을 인터폰이나 워키토키와 같은 승무원간 통신 수단으로, 소리의 정체와 소리가 발생한 위치 등을 파악하려고 할 것이다.
  
  그 소리는 엔진이나 스크루, 탑재 화물의 이탈, 다른 선박이나 부유물, 혹은 암초와의 충돌이거나 기뢰나 빙산과와 접촉(우리나라 연근해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중에 하나일 것이다.
  
  선장은 충격(Contact Impact) 위치가 어디이고 피해 정도가 얼마나 되는지 보고하라고 승무원에게 지시할 것이고 승무원 중 누군가가 충격 위치를 부지런히 찾아서 이를 선장에게 보고할 것이다.
  
  선장은 보고 내용 종 미진한 부분에 대하여 질문을 하는 등 피해 보고 및 문답에 시간을 보내다 보면 최초 충돌 후 10 ~ 15분은 훌쩍 지나간다.
  
  모든 사고 책임이 자신에게 돌아올 것을 알고 있는 선장은, 상황 파악이 급선무이기 때문에 승객들에 대한 대피 여부 고심이나 해양 관제센터, 해양 경찰, 재난 본부에 보고하는 것을 이 때까지는 생각할 겨를이 없을 것이다.
  
  사실 조타실이나 선장실에서 소리를 감지될 정도의 큰 소음으로 선박에 구멍이 뚫렸다면 그 배는 거의 100 % 침몰하는 것은 기정사실이고 단지 물 위에 떠 있는 남은 시간이 얼마나 될 것인지가 문제일 뿐이다.
  
  이 때는 이미 승객들에게 탈출 준비를 하고 상갑판으로 나오도록 안내 방송을 해야 하는데, 정말 재난 대처에 특출한 예외적인 선장을 제외하고 보통 선장에게서 그런 조치를 이 단계에서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사고 위치와 사고 상황을 보고 받은 선장은 사고 지점과 심각도를 눈으로 직접 확인하기 위하여 선박 내의 사고 지점으로 향하게 된다.
  
  선장이 사고 위치인 고물(Stern. 船尾) 쪽에 가보니 직경 2 m 크기의 구멍이 뚫려서 물이 폭포수처럼 스며들고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또 다시 추가로 10 여분이 흘러갔다.
  
  배는 이미 15 도 이상 기울어진 상태다.
  
  그래도 선장은 승객들의 대피를 생각할 겨를이 없으며 급선무는 통신 연락을 취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통신 연락을 시작한다.
  
  승객의 목숨이 아니라 자신이 해운 회사에서 짤리는 밥줄을 더 우선적으로 걱정하는 선장은 자기 회사에 가장 먼저 전화를 할지도 모른다.
  
  그 다음은 해상 관제선터에 연락을 하게 될 것이다.
  
  그 때도 긴급 조난 신호인 May Day 부터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배가 뭔가에 부딪쳐서 침수가 발생하고 있다는 얘기부터 시작하면, 상황의 심각성을 모르는 선박 관제센터에서는, 아마 모르긴 몰라도 지금 위치가 어디냐? 선박 명이 무엇이냐? 몇 명이 탑승했느냐, 화물은 얼마나 실었느냐? 침몰할 것 같으냐? 기타 등등 태평하게 묻고 나서,
  
  " 아참, 항해 위치를 보아하니 이 보고는 인천으로 연락해야 하는 데 왜 진도로 연락했느냐? " 관할을 따지느라고 귀중한 시간이 다시 10 분 정도는 흘러갈 것이다.
  
  승무원은 다시 인천 관제센터를 부르고, 인천 관제 센터에서는 진도에서 물어본 내용을 반복하여 물어볼 것이다.
  
  또 다시 귀중한 시간 10 분이 훌쩍 지나간다. 시간은 최초 사고 발생 후 45 분이 흐르고 배는 이미 30 도 정도가 기울어져서 승객들의 탈출도 쉽지 않게 될 것이다.
  
  해양 경찰에서 그 때 쯤 전화가 와서, 승객 탈출을 지휘하려는 선장에게 구조선을 보내야 되느냐? 필요 없느냐? 를 물으면서 귀중한 시간을 소비하게 될 것이다.
  
  선장은 해양 경찰은 무서운 상전이므로, 아무리 바쁘더라도 통화를 거절하거나 중단할 수가 없기 때문에 통화를 하면서 동시에 1 등 항해사에게 승객들의 탈출을 지시하는 손짓을 하게 될 것이다.
  
  선장과 항해사의 눈치를 살피던 방송 담당 승무원이 비로소 방송을 하는데 이 때쯤에는 이미 선박의 저층(흘수선 밑)은 물이 가득 차버려서 승객들은 물에 갇혀 버렸고 방송도 저층에는 들리지 않을 것이다.
  
  비교적 상층부에 있던 승객들이 방송을 듣고 뛰쳐 나가는 순간 물살을 만나서 오도 가도 못하다가 물이 들어오지 않은 좀더 안 쪽으로 도망을 가고 객실은 아수라장이 될 것이다.
  
  그 보다 더 높은 층에 있던 승객들은 안내 방송에 따라서 구명복을 입을 시간적 여유가 있어서 구명복을 입고 탈출을 시도하다가 밀려오는 물살에 휩슬려서 전부 천정에 붙어버렸을 가능성이 높다.
  
  단지 갑판 위에서 경치를 구경하다가 갑자기 배가 기울어지는 상황을 알아차린 몇 몇 승객들이 놀라서 일행이 있는 객실로 들어가다가 밀려 들어오는 물살의 위력에 겁을 먹고 다시 갑판으로 나오는데 몸의 균형을 유지하지 못하여 난간을 붙잡고 있다가 배가 45 도 이상 기울어지자 더 이상 버틸 힘이 없어서 바다로 떨어져는데 마침 화물실에서 떨어져 나온 스치로폼(Styrofoam) 에 매달려 있다가 출동한 구명선에 구조가 된다.
  
  
   4. 선박 재난시 대처 요령
  
   필자는 남영호 사건의 충격과 선박 재난 관련 서적을 많이 읽다보니, 여객선에 타면 본의아니게 민감해진다. 아니 사고 노이로제에 걸린 것인지도 모른다. 무슨 소리만 나면 갑판으로 뛰쳐 나가서 이상 없음을 확인하고서야 객실에 들어오는 습관이 생겼다.
  
   한번은 식당에 엠프를 크게 틀어놔서 마이크 테스트하는 소리에도 놀라서 뛰쳐나갔다가 멋적어 한 적이 있다.
  
   가. 배에 탑승할 때는 비상용품을 소지하고 타는 것이 좋다.
  
  
  
   비상용품으로는 손전등(가볍고 작은 것)과 3 미터 길이의 하얀 줄(헝겊), 방수 팩에 넣은 휴대폰, 잘 접은 대형 비닐 백 1 장, 신체 결박용 줄(버클형)정도다.
  
  
  
  하얀 줄과 휴대폰, 잘 접은 비닐 백은 하의나 상의 호주머니에 넣어 보관하고 손전등도 손잡이 부분에 줄을 연결하여 목어 걸고 다니거나 아니면 재빨리 쉽게 꺼낼 수 있도록 가방의 옆 주머니나 가장 윗 부분에 넣어 둔다.
  
  
  
  
  
   나. 일단 평소와 다른 소리가 선내에 들리고 더우기 진동이 약간이라도 수반되었다면 안내 방송이 없더라도 밖에 나가서 확인한다.
  
  
  
   배를 1,000 회 탄다면 이상한 소리를 혹시라도 들을 기회가 겨우 한두 번 있을까 말까이므로 그리 번거로운 일이 아니다. 그 단 한번이 바로 사고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대비하라.
  
  
  
   다. 일단 사고라면 객실로 다시 들어올 여유가 없을지도 모른다. 확인하러 나갈 때 구명복을 갖고 나가라. 휴대만 하되 절대로 선실내에서 입고 나가지 말라. 나가는 중에 밀려들어오는 물살을 만날 경우 재빨리 구명복을 버려라.
  
  
  
   라. 밀려오는 물살을 헤치고 나갈 수 있는 상태라면 강한 힘으로 돌진하여 아직 물이 차지 않은 높은 곳으로 뛰쳐 나가고, 이미 시기를 놓쳐서 쇄도하는 물의 흐름이 너무 강할 경우, 밀려오는 물살에 자신을 무모하게 노출시켰다가 물살에 떠밀려서 객실 깊은 곳으로 휩쓸려 가지 않도록 물살의 직격탄을 피할 수 있는 배의 지형지물을 이용하여 돌출부 뒤에 숨어라.
  
  
  
  해당 선실이 어느 정도 충분히 차면 물의 흐름이 다소 완화될 때가 있다. 그 때에 필사적으로 수영을 하여 빠져나오라. 때론 완전 침수로 숨을 참고 물속을 수영해서 나와야 할지도 모른다.
  
  
  
  내가 탈출할 수 있는 위치를 머리 속으로 기억했다가 눈을 뜨고 기억한 탈출로 방향으로 곧장 헤엄쳐 나가라. 손전등을 소지했다면 불을 켜고 입에 물어서 진로를 확인하며 나가는 것도 바람직한 방법이다.
  
  
  
  
  
   마. 배에서 탈출해야 하니 구명복을 입고 조용히 대기하라는 안내방송이 나올 경우 이에 따르면 탈출 기회를 놓칠 수도 있다. 왜 놓치게 되는지는 앞서 시나리오를 읽었다면 이해가 될 것이다.
  
  
  
  구명복을 입지 말라는 이유는, 필자의 다른 글(구명복 착용법 제대로 알자)을 참조하기 바란다.
  
  
  
   바. 승무원은 안내방송에서 왜 구명복을 입고 있으라고 하나?
  
  
  
   승무원이라고 선박 재난을 경험한 사람은 드믈다. 구명복을 입고 있는 것이 얼마나 끔찍한 위험인지를 알지 못하기 때문에 상식선에서 시간이 있을 때 미리 구명복을 입고 있으면 생존에 유리할 것으로 잘못 알기 때문이다.
  
  
  
   사. 재난이 발생했다면 탈출하라는 방송을 할 것이지 왜 대기하도록 방송하는 것인가?
  
  
  
  세 가지 이유때문이다.
  
  
  
  그 첫째 이유는, 승무원들은 어떻게 해서든지 선박의 침몰을 막아서 승객들이 실제로 선박에서 탈출하는 마지막 상황까지는 가지 말았으면 하는 희박한 기대감때문이다.
  
  
  
  현실적으로는 갑판으로 집결하도록 방송을 하여 승객들을 모아놓았는데, 침몰 방지 수단을 강구되여 혹시라도 침몰되지 않고 안전이 확보된다면 다시 객실로 들여보내도 될 터인데 승무원들은, 일단 객실내에서 철수시켰던 사실이 승객들에 의하여 나중에 소문 날 경우 승무원 직을 잃게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감을 갖고 있다.
  
  
  
  둘째는, 그 많은 승객이 동시에 상갑판으로 빠져나오면 그 과정에서 기울어진 배가 더 기울어지도록 가속화시킬 우려가 있고 심지어 배의 균형감이 상실되어 승객 이동 과정에서 전복하는 일이 발생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셋째는, 승객들이 갑판에 나오더라도 구조선이 도착하지 않은 상태에서 배가 점점 더 기울어질 때 승객들의 동요와 승무원들에 대한 혹시라도 있을지 모르는 적대행위, 배에서 승객들이 추락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예방차원에서 이다.
  
  
  
  그렇지만 이런 승무원들의 우려는 현명하지 못한 대처다. 기왕 엎질러진 물이라면 승객들을 빨리 객실에서 탈출시키고 구조선을 마냥 기다리기 보다는 자체에 싣고 있는 구명정을 내려서 어린이와 아녀자 순으로 탈출 절차를 밟는 것이 현명한 대처라고 보여진다.
  
  
  
  
  
  아. 승객들의 탈출 방향(Directions)
  
  
  
   승무원들이 탈출시 안내 방향을 지정해 주면 그 방향으로 탈출하는 것이 바른 탈출법이다.
  
  
  
  승무원들은 배가 기울어지는 속도를 완화시키기 위하여 가능하면 기울어지지 않은 반대 방향으로 탈출을 지시할 가능성이 높다.
  
  
  
  방향 안내가 없는 경우 흘수선 이하 선실에 있다가 탈출하는 승객 입장에서는, 객실에서 나와서 좌현 복도 쪽으로 나갈 것인지 아니면 우현 복도 쪽으로 나갈 것인지 순간적으로 고민할 수 있다.
  
  
  
  이 경우는 바닥이 낮은 쪽이 아니라 높은 쪽으로 나가는 것이 생존 가능성을 높인다. 물은 낮은 곳에서 부터 침수한다는 원리만 생각해도 이해가 되고 배가 이미 한 쪽으로 기울어지고 있다면 기울어지는 쪽으로 나가다가는 그 방향으로 갑자기 배가 전복되어서 수장될 수도 있기 떄문이다.
  
  
  
  다만 이미 사태가 악화되어 너무 많이 기울어져서 높은 쪽으로는 기어서도 올라가기 힘든 경우라면 할 수 없이 낮은 쪽으로라도 재빨리 탈출하는 것이 낫다.
  
  
  
  어느 쪽으로 탈출할 것인지 고심하다가 시간을 허비하거나 친구가 어느 쪽으로 가자고 했다고 무작정 따라갈 것이 아니라 필자의 제언을 참고하기 바란다.
  
  
  
  
  
  자. 승객의 탈출 안내 방송을 들었을 때는 이미 늦었을 수도 있다. 구조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음을 유념하라.
  
  
  
  
  
   앞서도 설명드린 것처럼, 선실에서 이탈 안내 방송 나오는 시점은 최초 사고 발생으로 부터는 많은 시간이 지난 후라고 봐야 된다. 그래서 탈출 대기 방송이 있으면 당황하거나 큰 소리로 떠들지 말고 객실에서 질서있게 빠져 나오는 것이 좋다.
  
  
  
  핵심은, 대기 방송이 객실에서 이탈하라는 방송이라고 판단하라는 점이다. 이 때 유의할 점은, 나만 살겠다고 몰래 빠져 나올 것이 아니라 객실마다 돌아다니면서 문을 두들겨서 다른 승객들에게, " 질서있게 슬슬 갑판으로 나가는 것이 좋겠습니다. 더 이상 여기 머물러 있으면 아니 됩니다. 옆 객실에도 전파해주십시오 ! " 말하고 알려주는 것이 인간적인 도리라고 할 것이다.
  
  
  
  
  
  차. 승무원들은 할 일이 많고 경황도 없으며 바쁘다.
  
  
  
   상갑판에 나오자 마자 할 일은 두 가지이다.
  
  
  
   첫째는, 구명복을 입는 일이며,
  
  
  
   둘째는, 배가 30 도 이상 기울었는데도 사고 선박에서 퇴선 명령이 안 내려져서 갑판에서 기다려야 할지도 모른다. 이 경우 몸을 가누기 어려울 수 있고 갑판은 물보라로 미끄러워서 자칫 비스듬히 기울어진 선박에서 미끄러져서 본의 아니게 구조선도 도착하기 전에 너무 빨리 바다에 빠질 수가 있고 부상을 입을 수도 있다.
  
  
  
  따라서 이 경우는 비상용으로 가져온 결박용 띠로 자신의 몸을 감고 선박의 돌출 부위 중에 묶을 수 있는 부위에 연결하여 버클을 채우면 몸을 지탱할 수가 있다.
  
  
  
  
  띠가 없다면 구명복 줄을 잠그지 않은 상태로 난간에 연결하여 버클을 채우면 자동적으로 결박되어 배에서 떨어지는 불상사를 막을 수 있다.
  
  
  
  물론 상황에 따라서 재빨리 버클을 풀어야 할지도 모르므로 대비해야 한다.
  
  
  
   상갑판에서는 승무원의 지시에 따르며 승무원이 도움을 요청할 경우 조력을 제공해야 한다.
  
  
  
  카. 대부분 여객선이 만선인 경우 구명정(보트)은 승객 정원을 전부 커버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승무원들은 구명정 탑승 우선 순위를, 1. 임산부, 2. 7 세 미만의 어린이, 3. 수영이 어려운 장애자 4. 아녀자 순으로 태우고 나서 자리가 남을 경우에 한하여 건강한 남성들에게도 차례가 돌아온다.
  
  
  
  타. 재난 발생시 구조에서 안전한 순위는
  
  
  
   1 순위 : 헬기 탑승
  
  
  
   2 순위 : 대형 구조 선박(헬기보다 안전 우선순위가 뒤인 이유는 재난이 통상 악천후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 데 구조 선박 자체가 다시 전복되는 경우도 없지 않으며 헬기에 탑승할 경우 부상자나 심지어 의식 불명자라도 병원 후송이 용이하여 생존율이 가장 높기 때문이다)
  
  
  
   3 순위 : 여객선에 탑재된 견고한 구명정(선박 형태)
  
  
  
   4 순위 : 간이 구명정(미국은 선박 형태 구명정 탑재가 곤란한 소형 어선에서는 바다에 떨어지면 펴지는 지퍼가 달린 접이식 공기 팽창형 간이 구명정을 반드시 구비하도록 법제화 되어 있다)
  
  
  
   5 순위 : 커누식 뗏목
  
  
  
   6 순위 : 구명복
  
  
  
   7 순위 : 배에 비치된 구조용 튜브
  
  
  
   8 순위 : 스치로폼, 널판지 등 부유물
  
  
  
   9 순위 : 급조 튜브(구난자 자신이 비상용품으로 가져온 대형 비닐에 바람을 넣어서 공기를 가두어 만들거나 긴 바지를 벗어서 발목이 위치하는 바지 하단 부분 양쪽을 공기가 빠져 나가지 못하도록 단단히 묶어서 공기를 가둔 후 물에 밀착시켜서 튜브 대용품을 만든 것
  
  
  
   10 순위 : 맨 몸으로 수영
  
  
  
  
  
  파. 바다 물은 대단히 춥다.
  
  
  
   10 분만 들어가 있어도 저체온증이 오고, 30 분이 지나면 신체 마비 현상이 서서히 발생한다. 마비는 손가락과 발가락 등 심장에서 가장 먼 곳에서 부터 발생하여 발목, 손목, 팔목, 종아리 순으로 점차 전신으로 확산된다.
  
  
  
  팔목과 종아리까지 마비가 온 후에는 수영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구조선이 도착하지 않았고, 구명정에 탑승하지 못할 것이라면 조금이라도 더 사고 선박에 머물러 있는 것이 생존에 유리하다.
  
  
  
  하. 그렇다고 배가 침몰하는 순간까지 배에 매달려 버티다가 배가 가라앉는 마지막 순간에야 배에서 벗어날 생각을 해서는 아니 된다.
  
  
  
  배가 침몰하는 마지막 순간은, 배가 차지했던 물 속 공간이 일시적으로 비게 되어서 그 곳을 채우려고 사방에서 밀려드는 물살때문에 커다란 분화구와 같은 소용돌이가 형성되고 그 소용돌이는 그 자리에 존재하는 모든 물체를 일거에 물속으로 빨아들여 버리기 때문에 항거 불능으로 사람이 곰짝없이 수장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거. 만일 구명정에 탑승하지 못하고 구명복에만 의존하여 바다에 뛰어들 경우는 다음 사항을 유의해야 한다.
  
  
  
   1) 바다에 직접 다이빙하는 방법은 다른 대안이 없을 때에만 감행한다. 이 경우도 머리나 배가 아니라 다리가 먼저 입수되도록 해야 한다.
  
  
  
   직접 다이빙할 경우 뛰어 내린 순간 바다에 떠 다니는 부유물과 충돌하여 사망하거나 부상을 입을 수도 있음을 유념하여 부유물을 피하여 입수해야 한다.
  
  
  
  
  
   안전 그물망이나 사다리, 로프같은 것이 연결되어 있다면 이를 최대한 활용하여 하선한다.
  
  
  
   2) 입수 후에는 배에서 가급적 멀리 벗어난다. 침몰하는 선박 옆에 머물다가는 배가 내 머리위로 전복되어 덮을지도 모르며, 선박때문에 진행이 막힌 조류가 소용돌이를 형성하여 일반 바다보다 더 세차게 흐를 가능성이 있다.
  
  
  
  또한 사고 선박에서 화재가 발생할 수도 있는데 이 경우 사고 선박에서 흘러나온 기름으로 형성된 유막(油幕)에 불이 붙으면 기름 띠가 있는 곳에 머물러 있다가 몸에 불이 옮겨붙어서 큰 위험에 처할 수도 있다. 직접 몸에 불이 붙지 않더라도 매연과 악취, 일산화탄소에 질식사할 수도 있다.
  
  
  
   3) 이함(離艦)후에는 스크루가 있는 후미 쪽으로 접근하지 말라.
  
  
  
   배의 시동이 꺼지지 않은 경우는 말할 것도 없고 엔진이 멈추어도 스크루는 한 동안 돌아가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스크루에 몸이 말려 들어가서 신체가 동강날 수가 있고 스크루가 형성하는 파문(波紋)으로 바다 속으로 끌려 들어가거나 배와 부딪힐 수도 있다.
  
  
  
   4) 사고 선박에서 최소한 100 m 이상 벗어난 후에, 아직 구조 선박이 도착하지 않았고, 사고 선박에서 띄운 구명정들이 근처에 있다면 손을 흔들어보라. 야간이라면 휴대한 손전등을 비춰서 자기 위치를 구명정에 알려라. 여러 대의 구명정 중에서 혹시라도 자리에 여유가 있는 경우 다가와서 태워줄지도 모른다.
  
  
  
  
  
  
  
  너. 사고 선박에서 이탈할 때는 가지고 나온 비상용품을 잘 챙겼다가 유효 적절하게 활용하라.
  
  
  
   바다에는 혹시라도 상어가 있을 수 있다. 특히나 바다에 뛰어든 생존자나 시체들이 많고 게다가 출혈자가 있을 경우 상어는 10 km 밖에서도 피 냄새를 맡고 몰려든다. 상어가 아니더라도 갈치나 날치처럼 큰 물고기들은 마비되어 제대로 반응하지 못하고 물려도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의 다리나 손가락들을 날카로운 이빨로 물어뜯을 수가 있다.
  
  
  
  일단 출혈이 발생하면 물속에서는 지혈하기가 어렵고, 그대로 방치하면 과다 출혈로 결국 죽게 되고, 죽지 않더라도 상어를 불러모으게 된다는 점을 유념하라.
  
  
  
   바다의 왕(王)인 상어도 자신보다 훨씬 더 크고 유일하게 바다에서 상어를 잡아먹는 바다의 황제, 범고래에 대한 공포심에서 유래했는지 모르지만, 상어는 자기보다 몸체가 더 큰 생명체에는 덤벼들지 않는다는 속설이 있다.
  
  
  
  따라서 준비해온 띠를 허리에 묶어서 늘어뜨려 놓아서 자신이 상어보다 더 덩치가 커보이도록 해보라. 물에 떠다니는 막대기가 있으면 주어서 구명복에 끼워둬라. 상어가 접근하면 당황하지 말고 구명복에 끼워뒀던 막대기로 상어의 눈을 가능하면 강하게 찔러라. 당장 도망갈 것이다. 막대기가 없다면 손전등으로 가격하라.
  
  
  
  더. 경황없이 탈출하느라고 구명복을 착용하지 못했다면 입수(入水)하자 마자 호주머니에 넣어뒀던 비닐 백을 꺼내어 공기를 넣어서 튜브 대용으로 사용하라. 바다에는 늘 해풍이 있기 때문 비닐 백에 공기를 넣고 보존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만일 비닐 백도 없다면 바지를 벗어서 하단 부분을 묶고 양쪽 다리 부분에 공기를 넣어서 활용하면 한 두 시간은 충분히 튜브 대용으로 쓸 수 있다.
  
  
  
  러. 구명복을 입고 있더라도 비닐백에 공기를 넣어둬라. 오랫동안 물에 떠 있으면 에너지 소비가 많게 된다 발에 얹는 쿠션으로라도 활용할 수 있다.
  
  
  
  머. 구명복을 입었더라도 파도치는 바다에서 장시간 생존은 불가능함을 알아야 한다. 스치로폼, 플라스틱 물병, 널판지등 물에 뜨는 것은 전부 모아라. 가지고 간 띠를 일부 활용하여 얽어메면 좋은 그물 침대가 될 수 있다. 적절히 활용하도록 하라.
  
  
  
  버. 국내를 오가는 연안 여객선에서 조난된 경우 늦어도 2~3 시간 이내에 구조선이 당도한다. 반드시 구조될 수 있다는 신념으로 위기에 맞서라. 의지가 꺾이면 쉽게 무너지고 결국 Loser 가 된다. 강한 신념의 소유자 만이 위기에서 살아남을 수 있음을 명심하라.
  
  
  
  서. 자기 자신에 대한 준비(물에 뜨고 상어를 피하는 조치)가 완료되면 즉시 방수 백에 넣어둔 휴대폰으로 구조 요청 전화를 개별적으로 하라. 난파선에서 구조 요청이 이미 이뤄졌더라도 다시 한번 구조 요청 전화를 하라. 그대의 전화에 반드시 긍정적인 호응이 있을 것이다. 전화기는 다시 사용해야 하므로 통화중에 침수되거나 물 속에 빠뜨리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하라. 비닐 백에 넣은 상태로 통화를 시도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어. 혹시라도 배터리가 전부 방전되었거나, 침수되었거나, 신호가 안 잡히는 해역이어서 무용지물이 되더라도 휴대폰은 달리 쓰임이 있으니 버리지 말고 잘 간직하라.
  
  
  
  저. 사람은 당초 착수(着水한 위치에서 상당히 벗어난 곳으로 조류에 밀려 흘러갈 수가 있다. 구조 선박은 난파선이 침몰한 인근 해상을 중심으로 요구조자(要救助者)를 찾기 때문 자칫 발견되기가 어려울 수도 있다.
  
  
  
  넓은 바다에 떠 있는 사람은, 해변가에서 무수한 모래 속에 섞인 바늘을 찾는 것보다 어려운 일일 수 있다. 구조 선박이나 수색 항공기가 나타나면 낮이라면 거울을 선박이나 항공기를 향하여 비춰서 자신의 존재와 위치를 알려라.
  
  
  
  거울이 없을 것이다. 가지고 있던 휴대 전화기 화면을 반사경으로 활용하라.
  
  
  
  처. 야간에는 손전등을 활용하라. 구조 선박이나 항공기를 향하여 손전등을 비춰라. 바다에는 불 빛이 많다. 고기 잡이 어선들의 집어등(集魚燈)이나 식별등에서 발산하는 불빛때문에 요구조자가 보내는 신호 불빛을 알아차리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플래쉬는 그냥 켜서 비추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점멸 신호를 보내야 알아차린다.
  
  
  
  모르스 부호를 모른다면 계속 1 초간격으로 켰다가 끄기를 10 초 정도 반복한 후에 4~5 초 정도 멈췄다가 다시 점멸을 10 초 동안 계속 하는 식으로 반복해 보라. 그리고 간간히 불을 켠 상태로 팔을 크게 휘둘러서 대형 X 자 형태로 천천히 만들어 비춰봐라. X 자는 항공기에서 식별하는 조난 구조 신호이기 때문 조종사에게 알아차리게 할 수 있을 것이다.
  
  
  
  모르스 부호를 안다면 전등을 짧게 3 회, 이어서 다소 길게 3 회, 다시 짧게 3 회 하는 식으로 비춰봐라. 이것이 선박이나 비행기에서 Radio 가 되지 않을 때 쓰이는 만국 조난 신호 SOS 인 것이다. 문자로 표시하면 . . . - - - ... 식이다.
  
  
  
  반복적으로 이 신호를 보내면, 조종사나 군함, 해양 경찰 경비정, 어업지도선, 상선, 화물선, 대형 어선 들은 전부 구조 요청임을 즉각 알아차릴 것이다.
  
  
  
  
  
  커. 절대로 손전등을 바다 속을 향하여 비추지 말라. 불빛을 바다 속으로 비추면 집어등 역할을 하여 상어 등 물고기를 불러들여서 위험을 초래하게 된다.
  
  
  
  
  
  이상 필자의 조언을 충실히 따른다면 그대는 선박 조난에서 귀중한 생명을 보존하고 위험에서 탈출하고 구조될 가능성이 한층 높아지게 될 것이다.
  
  
  
  
  
  
  
  Epilogue
  
  
  
  
  
  혹시라도 이 글을 읽는 여객선 승무원이 있다면, 재난이 발생할 경우, 승무원들은 눈코 뜰 사이 없이 바쁘겠지만 좀더 효율적으로 업무 분담을 하여, 선장(Captain)은 구조 총괄 지휘를 하고, 1등 항해사(1st Officer)는 운항을 담당하고, 2 등 항해사(2nd Officer)는 구조 요청 등 통신을 맡고, 사무장(Purser)과 객실 승무원들은 승객 탈출을 현장에서 총괄 지휘하고, 갑판장(Boatswain)은 구명정 전개 등을 맡는 등의 업무 분담으로 일사분란한 구조활동이 이뤄지기를 기대한다.
  
  
  
  번데기 앞에서 주름 잡아서 죄송하지만, 필자의 부족한 지식에 의한 제언 중에서도 혹시라도 새겨 듣고 적용할만한 참고 사항이 있어서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더 바랄 나위가 없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