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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마음을 읽는 미술치료> 그림으로 행복을 여는 시간

바보처럼1 2006. 5. 20. 21:51

마음을 읽는 미술치료 : 그림으로 행복을 여는 시간

김선현(포천중문의대 대체의학대학원, 차병원 교수) 지음 | 넥서스 저

 

 

 

그림으로 닫힌 마음을 치유한다

 

요즘 ‘미술치료’ 기법이 다양한 영역에 응용되면서 점차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일반인들에게 ‘미술 치료’는 생소한 분야다. ‘미술 치료’라 하면, 도대체 미술로 무슨 치료를 한다는 건지 머리를 갸우뚱할 이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설령 미술 치료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다 해도, 그런 건 정신질환자나 받아야 하는 거 아닌가 하고 오해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사회가 갈수록 각박해지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우울증 등 심리적인 질환으로 시달리고 있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그림은 말이나 글보다 심리적 상황을 더욱 쉽게 표현해낼 수 있는 표현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국내 처음 도입된 미술치료는 의학적 기법에 예술적 요소를 접목한 보완대체의학으로 자신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이미지를 그린 완성된 그림이나 미술작품을 만지는 과정 등을 통해 심리 상태를 파악, 치료하는 심리 치료법이다. 미술이라는 도구로 심신을 안정시키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얻어 스스로 치유할 수 있도록 돕는 치료법인 것이다. 굳이 환자가 아니더라도 미술 치료를 통해 각자 가지고 있는 심리적인 문제, 즉 내면의 상처나 불안, 스트레스 등을 치유할 수 있다. 미술 치료를 통해 얻어진 내면의 힘은 보다 긍정적인 눈으로 앞으로의 삶을 가꾸어 나갈 자양분이기 때문이다.


특히 아이들은 부모의 과도한 기대나 학업성적, 지나친 경쟁, 비교 등을 통해 어른들 못지않은 스트레스로 말보다 틱장애, 야뇨증 등의 증상으로 표현하게 된다. 따라서 아직 표현력이 부족하고 생활에 관한 인지도가 떨어지는 아이에게는 미술치료를 통해 왜 그런 증상을 나타나게 되었는지, 부모로서 어떻게 변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해를 도울 수 있다.

 

 

* 좌뇌와 우뇌를 고르게 발달시키는 미술교육


수학, 영어 등 성적 비중이 높은 과목을 중심으로 가르치는 좌뇌 편중 교육은 아이들이 올바른 인성을 갖고 바람직하게 자라는 것을 방해한다. 이렇듯 암울한 교육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인성 교육과 함께 좌뇌와 우뇌를 조화롭게 발달시킬 수 있는 미술교육이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초등학령기는 모든 영재 능력이 갖춰지는 두정엽과 측두엽이 발달하는 시기로, 미술교육이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다.


적절한 미술교육은 아이들의 잠재적인 창의성을 계발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 미술교육의 목적은 단지 그림을 잘 그리게 하는 데 있지 않다. 정교한 감각 능력, 정보를 융합하고 추리하고 상상하고 사고하는 능력, 손을 통해 구체적인 형상으로 구현해내는 능력 등은 미술을 통해 발전시킬 수 있다. 이처럼 사물을 정확히 관찰하는 능력, 색이나 형태를 세밀하게 감지하는 능력, 예민한 손의 조작, 무에서 유를 창조해내는 능력, 창의력, 사고력, 기발한 착상, 사회성, 협동성, 정서 등은 미술과 관계가 깊다. 또한 미술교육을 통해 생각하는 능력, 사고력, 창의력 등 인간에게 필요한 기본적인 능력을 동시에 키울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을 상상해 그리기, 상황에 맞는 그림 그리기, 숫자나 도형 등 주어진 모양을 활용해 그리기 등 생각하지 않고서는 도저히 그릴 수 없는 특별한 소재를 제시하고 그림을 그리게 하자. 그러면 저절로 체계적이고 합리적인 생각, 논리적인 사고, 복합적인 뇌 활동, 기발한 아이디어, 창의력 등이 발달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생각한 다음에 그것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작업은 우뇌와 좌뇌를 고르게 발달시킨다. 진정 아이들 교육에 관심 있는 부모라면 지금부터라도 미술 교육의 중요성을 깨달아야 한다.

 

* 미술치료로 내면의 힘을 키운다


‘주사를 대신 맞아준다고 환자의 병이 낫는 것은 아니다’라는 말과 마찬가지로 미술치료는 내면의 작업이므로 그 누구도 대신 해줄 수 없다. 미술 활동에 몰두하는 것만으로도 말로는 표현할 수 없던 내면의 억압된 심리를 표출하게 되어 저절로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게 되고 스스로 자신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힘을 얻는다.
따라서 미술치료는 어린아이부터 청소년, 성인, 노인 등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 모두에게 적용된다. 뿐만 아니라 육체적인 질병이나 정신적인 문제로 고통 받는 환자들, 즉 약물 중독자, 중증 말기 환자, 장애인, 어려움이 있는 가족, 그리고 정서적인 어려움을 경험한 사람들에게 모두 적용할 수 있다. 특히 아이들에게 정서적 안정과 균형 잡힌 뇌 발달의 효과를 줄 수 있다. 또한 혼돈기의 청소년에게는 자아 정체성을 기르고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게 한다. 노인들에게는 치매 예방의 효과와 함께 우울증을 극복하는 데 탁월하다. 한편 학교나 복지관, 양로원, 병원 등에서는 집단적인 미술 치료를 할 수 있다. 이것은 사회 복지 차원에서 문제를 예방하고 해결하는 방법으로도 훌륭하게 활용될 수 있다. 나아가 임산부에게는 태교로, 장기 입원 환자나 암환자에게는 투병 의지를 북돋워주는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 쉽게 드러내지 않는 마음속 깊은 상처를 읽고 이해의 손길을 내미는 것, 그래서 미술 치료는 사람의 마음을 읽고 그 상처를 보듬을 수 있다.

 


* 엄마는 우리집 미술치료사


미술치료는 전문가의 몫이긴 하지만, 집에서도 얼마든지 간단한 미술치료를 할 수 있다. 아이들과 함께, 혹은 가족 모두가 함께 미술 놀이를 한다고 보면 된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성장하면서 그림 그리기나 만들기, 종이 접기 등에 흥미를 보이며 엄마나 아빠와 미술 놀이를 하는 것을 좋아한다.
좋아하는 캐릭터를 그리거나 만화를 만들어내는 것을 취미로 삼는 아이들도 꽤 많다. 이럴 때 엄마가 아이들의 미술놀이 상대를 해준다면 정서적으로, 교육적으로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미술 작업을 통해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면서 아이에게 부족한 것이 무언인지 파악할 수 있고, 공동으로 한 가지 일에 집중함으로써 가족 간의 유대감을 높임과 동시에 아이의 상상력과 창의력까지 길러줄 수 있으니 금상첨화가 아닐 수 없다. 다음은 게임중독증 어린이 미술치료 사례이다.

 

윤철민(만 10세, 남자) 군은 학교에 가는 시간 외에는 거의 컴퓨터 게임에만 매달려 있다. 집안에서 응석받이로 자란 탓에 나쁜 버릇을 초기에 잡지 못해 게임중독이 되었다. 보다 못한 부모가 집에서 게임을 못하게 하자 PC방에 드나들면서 엄마의 지갑에 손을 대는 일까지 생겼다. 여느 게임 중독증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주의가 산만하고 매우 공격적인 성향을 보이고 있다. 게임 외에는 관심을 보이는 게 거의 없고 의욕도 없어서 사회성이 많이 떨어져 있는 상태다.
좋아하는 게임에 대한 그림을 자유롭게 그리게 함으로써, 치료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고 내면의 감정을 자연스럽게 표출하도록 하였다. 또한 미술 작업에 대한 지시나 강요 없이 아이가 마음껏 미술 표현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하여, 게임 중독으로 인한 공격성을 완화시키고 정서적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

 

4세에서 10세 정도의 아동에게 적합한 미술치료 기법들로는 가족을 동물로 그려보게 함으로써 관찰력과 묘사력을 키워주는 동물 가족화 그리기가 있다. 즉 어떤 동물을 먼저 그리는지, 동물 사이의 간격은 어떠한지, 동물의 크기가 어떤지를 살핀다. 이때 가장 먼저 그리는 동물은 아이와 가장 친밀하거나 큰 의미를 지닌 사람이다. 동물 가족화로 아이가 느끼는 가족 관계와 의사소통의 원활함 정도를 파악할 수 있는데, 크기가 큰 동물일수록 아이에게 중요하거나 영향을 많이 미치는 가족으로 볼 수 있다. 동물가족화에 자신을 그리지 않는 아이는 가족 사이에서 소외감을 느끼고 있는 경우이므로, 세심한 주의와 애정을 기울여주어야 한다.

 


또한 그림에 자신 없는 아이에게는 잡지나 그림책에 있는 사진들을 도화지 위에 자유롭게 붙이고 그림으로 표현하는 미술작업을 통해 아이들에게 재미를 주면서 손 근육을 발달시킬 수 있는 콜라주 기법이 좋다. 또한 점토를 마음껏 주무르며 감각과 상상력을 키워주는 은점토로 좋아하는 사람, 싫어하는 사람 만들기, 동화를 읽고 주인공을 표현하거나, 동화에 대한 아이의 느낌을 자유롭게 표현해보도록 하는 동화 읽고 그리기, 아이의 성향과 심리 상태를 파악하는 데 유용한 만다라 그리기, 음악 듣고 그리기 등은 말로 자신의 내면을 표현하기 힘든 아동들에게 특히 유용한 기법들이다.


또한 신체적, 정신적 변화로 혼란스러운 청소년을 위한 미술치료는 정서를 안정시키고 정체성을 찾아가는 길잡이 역할을 톡톡히 해준다. 자아 정체성을 회복시켜주는 ‘고치에서 나비가 되기까지’ 명화 속 인물에 자신의 감정을 이입해봄으로써 내면의 억압된 감정을 발산할 수 있는 ‘명화 따라 그리기’ 사물을 새로운 각도에서 볼 수 있게 하는 강제 결합하기, 숟가락 모티브 그림 등은 상상력을 자극해 내면에 도사린 불안과 우울을 미술 작업을 통해 발산하게 한다. 자칫 빗나가기 쉬운 일탈 행동을 미리 예방하거나 일탈 행동을 벌인 비행 청소년들을 교정하는 효과도 볼 수 있다.


그리고 노인 미술 치료는 노인들이 미술 치료를 통해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방법을 배운다. “눈을 감고 조용한 음악을 들으면서 감정을 이완한 뒤 태어나면서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전 생애를 생각하도록 유도하는 ‘삶의 파노라마’ 기법을 통해 자기 존중감, 자기 신뢰감을 회복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신체 또는 감각 기능의 장애와 노인성 질병을 예방하거나 완화시킬 수도 있다. 그리고 미술 작업이 주는 시각적, 운동적, 촉각적 자극이 뇌세포의 활동을 도와서 치매를 예방할 수도 있다. 또한 심리적 안정감과 자신감을 얻어 노년기의 우울증도 극복할 수도 있다. 자신의 삶을 긍정하여 수용하고, 독립성과 자아실현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도 한다.


 

* 집에서 하는 간단한 미술치료


그렇다면 자녀를 위한 미술 치료를 하기 위해서는

 

첫째, 아이의 정신적, 심리적 상태를 먼저 파악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녀와 눈높이를 맞추고 평소 아이의 상태를 유심히 관찰해두어야 한다. 무엇이 문제인지, 어느 부분에 대해 얼마만큼 치료가 필요한지를 먼저 생각하고 정리해두는 것이 필요하다.


둘째, 자기 자신에 대한 성찰도 필요하다. 자기 자신을 알고 스스로 존중하는 마음이 있어야 치료 대상에게도 애정을 가지고 마음을 열 수 있기 때문이다. 치료하는 사람의 자기 수용과 자기 존중은 바로 타인을 존중하고 올바르게 바라보며 받아들일 수 있는 치료의 기초를 이룬다.

셋째, 자녀에 대해 지나친 기대를 하지 않고 우리 아이가 최고라는 선입견을 갖지 않는다. 객관적으로 자녀를 볼 수 있도록 무조건 아이의 투정을 받아주거나, 아이의 비위를 맞추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반대로 너무 엄하게 아이를 대하거나 목표물을 달성하도록 압박하지 않는다. 또한 그림을 그리는 동안 너무 많은 질문과 개입 및 해석을 하지 않도록 한다. 어디까지나 아이가 즐겁게 그림에 몰두할 수 있도록 편안한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우선이다.

넷째, 미술 매체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갖가지 미술 도구를 소중히 다루고, 아이에게 제시하며, 무엇보다 아이가 어떤 것을 못 그린다고 핀잔을 주어 위축시켜서는 안 되며, 그것이 심리적인 이유 때문이라면 이해하고 격려해주어야 한다. 또 그리는 기술이 부족하다면 그리는 방법을 가르쳐주거나 지지해주어야 한다. 만일 아이가 그리기를 거부하면 거부하는 것 역시 인정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이와 같은 눈높이로 아이와 같은 사고, 감정, 충동에 익숙해지는 것이 필요하다. 치료 시간은 한 번에 60~90분이 적당하며, 중간에 끝내는 것은 좋지 않다.

 

 

* 미술 치료의 진행 과정


◆ 초기 단계
되도록 편안하게 아이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 엄마는 ‘놀이’라는 개념으로 미술 치료를 시작한다. 아이가 원하는 재료에, 원하는 표현을 마음껏 하도록 해주어 미술 작업에 흥미를 가지도록 유도한다.


◆ 중기 단계
아이가 활발하게 미술 작업을 하게 되면 엄마는 아이를 격려하면서 의도했던 작업을 구체화시킨다. 명령이나 지시가 아닌 적절한 개입으로 아이 스스로 활동을 주도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하며, 엄마의 의도에 저항하면 엄마는 자신이 계획했던 내용들을 포기할 수 있어야 한다. 아이가 적극적으로 작업에 들어가면 활동 자체에 몰입하여 깊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불필요한 대화는 하지 않는다.


◆ 후기 단계
엄마가 목표로 세운 내용들이 이루어지는 시기이다. 아이의 문제가 미술 작품에 충분히 표현되면 다음과 같은 대화를 나누면서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잡을 수 있다.


-작품을 시작할 때와 만들 때, 그리고 끝났을 때의 느낌이 어떠한가?
-어떤 부분이 마음에 드는가? 이유는 무엇인가?
-만약 작품을 수정한다면 어느 부분을 어떻게 수정하겠는가?
-그림 요소 간의 상관관계는 어떠한가?

 

위와 같은 질문을 던지고 아이의 대답을 듣는 과정은 매우 중요하다.

아이가 무엇을 표현하고자 했는지, 그림의 대상에 대해 무슨 감정을 느꼈는지를 아는 것은 아이의 심리 상태를 파악하고 문제점을 찾아내는 데 유용하다. 아이의 제작 과정 자체가 자가 치료의 기회를 제공하지만, 평가와 토론을 통해 작품에서 받은 느낌과 제작 과정의 감정을 다룸으로써 더 깊은 자기 인식의 기회를 마련할 수 있다. 더불어 아이의 발달 단계에 맞는 미술교육은 아이의 뇌를 균형 있게 발달시키는 데 무엇보다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책은 보통 사람에게는 다소 거리감이 있는 미술 치료를 보다 쉽고 친근하게 만날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출처 : 넥서스
글쓴이 : 넥서스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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