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시는 것

레드와인용 포도 품종4가지

바보처럼1 2007. 4. 23. 09:58

[김석의 Let’s wine] 레드와인용 포도 품종 4가지

혹자는 와인을 보고 미스터리 게임 같다는 말을 하곤 한다. 파고들수록 더 어려워지기도 하며 그 존재를 쉽게 걷잡을 수 없어 하는 말이다. 하지만 그 미스터리 게임을 끝낼 수 있는 실마리는 아주 간단한 곳에 있다. 바로 포도다. 대부분의 와인은 순수하게 포도로만 만들어 지기 때문에 포도 품종에 따라 와인의 스타일부터 색, 맛, 향, 품질까지 많은 것들이 결정된다.

쉽게 예를 들어 과육이 풍부하고 당도가 높은 대구 부사와 알맹이가 작고 단단한 산도가 강한 빨간 국광은 특성이 확연하게 다르다. 이 다른 특성을 지닌 사과로 술을 담그면 당연히 같은 결과물이 나올 수 없는 것처럼 와인 역시 마찬가지. 이렇듯 와인에 주로 사용되는 유명한 포도 품종을 몇 가지만 기억해두어도 초보를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전세계에서 재배되고 있는 수만 가지의 많은 포도 품종들 가운데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사랑을 받고 있는 레드 와인용 포도 품종에는 카베르네 소비뇽을 포함한 4가지를 들 수 있다.

카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은 레드 와인의 왕으로 군림하고 있는 품종으로 알맹이는 우리가 먹는 포도의 절반 크기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프랑스 보르도 지방이 원산지이며, 워낙 두꺼운 껍질덕에 진한 색상과 텁텁한 타닌이 많이 나온다. 출시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와인들은 강하고 거칠게 표현될 수 있으나, 시간이 흐를수록 부드럽고 매끈하게 변하는 왕다운 면모를 지닌 품종이다. 농익은 과일향과 복합적인 향을 품은 우수한 품종으로 전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재배되는 품종이기도 하다.

메를로(Merlot)는 껍질이 카베르네 소비뇽보다 두껍지 못하고 알맹이의 크기는 약 2배 가까이 더 크다. 즉, 포도 과육의 양이 카베르네 소비뇽보다 많기 때문에 와인으로 만들어졌을 때의 컬러는 좀 더 연하게 표현된다. 적은 타닌으로 부드러운 여성적인 면모를 지니고 있어 ‘마담 메를로’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와인 초보나 여성들에게 어필하는 품종이다. 단일 품종으로 쓰이기도 하지만 카베르네 소비뇽과 섞었을 때 훌륭한 하모니를 보여 전통적으로 보르도 지역에서는 이 두 품종 중심으로 2∼3가지 품종을 더 해 와인을 만들어오고 있다.

피노 누아르(Pinot Noir)는 재배나 양조가 까다롭지만, 제대로 나오면 매우 섬세하고 매혹적인 맛과 향이 훌륭한 와인으로 탄생한다. 껍질이 얇아서 와인의 색상도 연하고 타닌도 적지만 우아함과 섬세함에서는 따라 올 수 있는 품종이 없다. 세계 최고가의 와인인 ‘로마네 콩티’도 이 품종으로 만든 와인이다. 프랑스 부르고뉴 지역이 원산지이며, 최근에는 미국의 오리건을 비롯하여 뉴질랜드 등지에서 색다른 특성을 지닌 피노 누아르가 많이 재배되고 있다.

쉬라(Syrah)는 프랑스 론 지역에서 만날 수 있는 포도다. 호주로 전해지면서 쉬라즈 (Shiraz)로 이름이 변경되어 불려지며 더욱 유명세를 타고 있는 이 품종은 카베르네 소비뇽 못지않은 진한 색상, 강한 타닌, 높은 알코올이 특징이다. 호주의 대표 품종으로 자리잡은 쉬라즈는 경쾌함을 바탕으로 마시기 쉬운 편한 와인으로 인정 받고 있다.

한국주류수입협회 와인총괄 부회장(금양인터내셔널 상무)

기사일자 : 2006-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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