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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간밤에 자고 간 그놈

바보처럼1 2006. 3. 22. 23:29

 

무명작가의 옛시조를 옮겨본다.

 

 

-간밤에 자고 간 그놈-

 

 

간밤에 자고 간 그놈 아마도 못 잊겠다
와야놈의 아들인지 진흙에 뽐내듯이
두더지 영식인지 꾹꾹이 뒤지듯이
사공의 성녕인지 상앗대 지르듯이
평생에 처음이요 흉측히도 얄궂어라
전후에 나도 무던히 격었으되
참맹세 간밤 그놈은 차마 못 잊을까 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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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밤에 자고 간 그놈 아무래도 못 잊겠다
기와장이 아들인지 진흙을 이겨대듯
두더지 아들인지 들쑤시는 그 솜씨
능숙한 사공인지 상앗대질 하듯이
평생에 그런 맛 처음이라 얄궂고도 망측하구나
나도 겪을 만큼 다 겪었으나
간밤에 그 놈 정말 못 잊겠구나

 

 

 

-바둑이 검둥이 청삽사리 중에-

 

 

바둑이 검둥이 청삽사리 중에
조 노랑 암캐 같이 얄밉고 잣미우랴
미운 임 오게 되면 꼬리를 회회치며 반겨 내닫고
고운 임 오게 되면 두 발을 벗디디고, 콧살을 찡그리며
무르락 나오락 캉캉 짖는 요 노랑암캐
이튿날 문 앞에 개 사옵세 외는 장사 가거들랑
찬찬 동여 내어 주리라

 

 

출처 : 거창대고7회 호반 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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