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뽐내던 말과 나귀>
군마가 눈부신 말안장과 요란한 방울 소리를 내는 굴레를 쓰고 출전 준비를 마쳤다. 그리고 우레 같은 발굽 소리를 내면서 큰길을 달려나왔다. 그때 등에 무거운 짐을 지고 느릿느릿 내려가고 있는 나귀를 보자 군마는 의기양양한 목소리로 소리질렀다.
"비키지 못해! 짓밟아 버리기 전에 썩 비키라고!"
불쌍한 나귀는 재빨리 길을 비켜 주었고 군마는 그 앞을 으스대며 지나갔다. 얼마 뒤, 군마는 전쟁터에서 한쪽 눈에 화살을 맞았다. 그리하여 군마로서 쓸모가 없게 되자 곧 그 화려했던 안장과 굴레가 벗겨지고 어느 농부에게 팔려 가게 되었다.
어느 날 나귀는 짐을 잔뜩 싣고서 헐떡거리며 오고 있는 군마를 보았다. 전에 그렇게 등등하던 기세는 찾아볼 수가 없고 고달파 하는 모습이었다. 나귀는 군마에게 다가가서 말했다.
"오, 당신아었구먼. 언젠가 결국 당신이 이렇게 될 줄 알았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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