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아내가 내 말에 제대로 대답을 못하는 것 같았다. 전문의는 아내가 어느 정도의 거리부터 못 알아 듣는지 테스트를 해보라고 충고했다.
현관문에 들어서자 아내가 부엌에서 저녁을 준비하고 있었다. 난 곧 테스트를 시작했다.
나:(현관문서)오늘 저녁 뭐야?
아내:….
나:(거실서)오늘 저녁 뭐지?
아내:….
나:(부엌입구서)오늘 저녁 뭐야?
아내:….
아니 이렇게 가까운데서도 안 들린단 말인가? 아내의 귀가 이렇게 심각할 줄이야. 난 정말 마음이 너무 아팠다. 난 천천히 아내 곁으로 다가가 아내의 등에 손을 살포시 얹으며, 다시 한번 물었다.
나 :여보! 오늘 저녁 뭐지?
아내:(갑자기 홱 돌아보면서)아니, 칼국수라고 도대체 몇 번을 말해야 알아듣겠어요! 도대체 몇 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