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유머

군대에서…

바보처럼1 2007. 8. 18. 00:42
군대에서…

훈련소 때 일이다.

훈련소 신병교육대 동기 198명이 처음으로 점호라는 것을 하는데 분위기는 공포 그 자체였다. 조교들이 주위에 서 있고 당직사관이 들어와 이곳저곳을 둘러보고….

내무실장이 당직 사관에게 경례를 하고 나서 인원을 점검하기 위해 “번호”라고 외쳤다. 훈련병들은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애들이 섞여 있어 억양 또한 다 달랐다.

“하나, 둘, 셋….”

하지만 누가 그랬던가… 군대 가면 바보가 된다고….

잘 가다가 70번째 훈병차례였다.

갑자기 “칠순!”이라며 당당히 말하는 거였다.

거기서 우리는 ‘키득키득’ 혹 소리라도 새어나올까봐 겨우 참고 있는데….

이놈의 어리버리들… 그 다음부터 “칠순하나, 칠순둘….”

이렇게 나가는 게 아닌가.

우리는 겨우 웃음을 참고 있는데 80번째에서 사건이 터졌다.

“팔순!!” (빌어먹을 넘)

한번 터진 웃음인지라 우리의 웃음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렸고

점호가 끝난 후 황당과 당황, 사이에서 내무실장이 말했다.

“걔쉑들, 대가리 박어!!”

“아니다. 그놈의 주둥이로 박어!!”

우리는 입으로 박는 생소한 것에 잠깐 멈칫했지만 살기 위해 박았고

옆 동기들의 입으로 박은 모습을 보며 다시 한번 웃었다.

입소 첫날의 일이라 우리는 꼴통기수로 훈련소 퇴소할 때까지

온갖 기상천외한 얼차려를 받아야 했다.

군대 가면 정말 바보가 되는 것 같다.

기사 게재 일자 2005-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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