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속·전통

탈춤의 기원과 특징

바보처럼1 2006. 4. 7. 03:20
집필자 : zeno12  (2003-08-11 0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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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에 '탈나다' 라는 말이 있다. 음식을 잘못 먹어 배가 아플 때도 '배탈'이 났다하고 다친 곳이 덧나도 '탈났다'고 한다. 즉, 탈이란 '뭔가 꺼림칙한' 일상 상에 있어서의 변고를 뜻한다. 실상 우리 민족은 탈이란 것을 생활 주변 가까이 두기를 꺼려했었다. 장례 때 쓰 방상씨(方相氏)는 물론이요, 한 마을의 '지킴이'로 모셔졌던 탈들도 마을에서 좀 떨어진 '당집'안에 두었지 절대로 방안에 걸어 놓는다던가 하는 일은 없었다



<탈춤의 기원>



탈춤이란 탈을 쓰고 하는 연극이다. 탈춤은 놀이꾼과 구경꾼이 함께 판을 짜는 대동놀음이다. 오랜 시기에 걸쳐 탈춤은 우리 민족의 중요한 놀이의 한 양식으로 전승되어 왔다. 탈춤은 생활 속에서 행해졌으며 탈춤 그 자체가 생활의 일부이거나 생활의 연장선상에서 이루어졌다. 연희의 공간과 시간은 실제 민중의 삶의 현장이며 현재의 삶인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본다면 탈춤은 대동놀음으로의 축제판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 탈이 처음으로 보여지는 것은 선사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조개껍질에 두 눈과 입을 뚫은 이 탈은 사용방법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주술의 의미로 쓰여진 듯 하다. 인간과 자연과의 관계를 주술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굿에서 인간과 인간과의 관계를 예술적으로 표현하려는 극으로의 전환에서 굿에 이용되었던 극적 요소들을 발전시켜 내며 탈춤은 생성되었다. 물론 초기 농경사회에서는 민중과 지배자간의 공동행사로 탈춤이 거행되었지만 사회가 분화되면서 점차 민중들만의 행사로 변화되었다.



탈춤은 그 기원에서 볼 때 생산의 풍성함을 기원하는 원시 농요제의나 부락의 안녕, 번영을 비는 부락굿 등이 목표하는 바는 제의를 통한 자연과 인간의 소통, 화해인 것이다. 그러므로 현재 전승되는 탈춤에서 공통적으로 보여지는 것은 축제적 전형성이라고 할 수 있다. 현대적인 탈춤의 전승은 약화된 구성원의 결속을 강화시켜 주는 역할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사라져 가는 축제의 의미를 부활시킬 수 있다는 데서 그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할 수 있다.



<탈춤의 분류>



오늘날까지 전해 온 탈춤은 지역적인 특성, 발생 계통, 그 내용이나 탈꾼의 성격에 따라 여러 가지 입장에서 분류해 볼 수 있다. 대체로 각 마을 단위의 현지 주민에 의해 자생적인 놀이로 된 것과 유랑 예인들의 놀이로 된 것, 이 둘로 크게 나누어 볼 수 있다. 앞의 것을 두레패적인 탈춤이라고 한다면 뒤의 것은 사당패적인 탈춤이라고 할 수 있다



두레패적인 탈춤은 농경 사회에서 집단적 마을굿에 그 기원을 두고 있으며 마을 행사의 하나로서 출발한 탈춤은 대방 전래의 각종 교방잡이와 불교 선전극의 일종인 기와, 그리고 궁중 의식의 연희 등에 직접 간접적으로 영향을 주고 받으면서 자라나 조선조 후기에 이르러 도시가 성립되자 농촌탈춤에서 도시탈춤으로 변모되거나 풍물의 잡색 놀이로 남게 된다. 오늘 현존하는 대부분의 탈춤은 강릉단오굿의 관노놀음이나 북청사자놀음, 하회별신굿 등과 같이 대륙 전래의 것 이전의 토착적인 탈춤(봉산탈춤)을 제외하고는 거의 도시형 탈춤이다.



이들을 지방별로 구분해 본다면 서울을 중심으로 한 경기도 일원의 산대놀이(양주별산대,송파산대) 황해도를 중심으로 한 해서 지방의 탈춤(봉산,강령, 은율) 그리고 낙동강을 가운데 두고 그 동쪽 부산 일원의 야류(수영야류, 동래야류)와 서쪽의 경남 일원의 오광대(고성오광대, 통영오광대, 가산오광대) 등 으로 분류된다.



사당패적인 탈춤으로는 남사당패의 덧배기, 중매구패의 걸립패나 주로 호남지방 솟대장이패의 탈춤등이 있으며 무당굿 놀이에서 등장하는 탈춤 등이 있다.



<탈춤의 성격>



탈춤은 가무적 성격이 우세하여 원초적인 놀이성을 강조하는 독특한 연출법을 보이고 있으며 발달, 전개, 전환, 대단원으로 이어지는 갈등 구조로 구성되어 있다. 즉 하나의 탈춤도 여러 가지 서로 다른 주제로 다루는 개별적인 마당으로 구성되어 있는 것이다.



또한, 탈이 갖는 은폐성, 상징성, 표현성에 덧붙여 일반 서민들의 삶을 거리낌 없이 표현하고 있는데 파계승, 몰락양반 등을 등장시켜 현식 도덕의 추악함과 특정 지배계층의 비리를 마구 공격하면서 극적 갈등을 더해간다.



<탈춤의 특징>



중부지방의 산대춤은 비교적 섬세한 맛이 있고 형식도 갖추고 있으며 특히 몸짓의 연극적 약속이 잘 정형화 되어 있고 손을 내놓고 추기 때문에 손짓 동작이 많으며 매듭이 확실한 타령장단, 매듭춤으로 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해서지방은 타령장단에 한삼춤을 추기 때문에 힘찬 조무로 짜여 있으며 어느 지방의 춤보다 전통 무용적 성격을 띠고 있다.



남부지방의 춤사위는 어느 지점에다 온몸을 던져 정지하고 전신적 긴장을 가져오며 그것을 적절하게 풀어가는 덧베기춤의 베김사위가 경남 지방의 주류를 이루는데 이러한 베김새사위는 허튼춤에도 나타나는 것으로 보아 경남 지방의 기질에서 온 독특한 표현 동작이 아닌가 추측된다. 경남지방의 탈춤은 춤사위의 명칭이나 동작이 정리 안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예능인의 춤보다 민중적인 춤이 더 성행한 증거이며, 풍물 반주형으로 춤추기 때문에 흥이 있고 구수하다.



탈춤을 살펴보면 연희자가 관중의 한 사람으로서 등, 퇴장하고 극중 인물이 관중에게 말을 걸거나 직접 요구하기도 하며 관중도 기회 있을 때마다 연희자의 극중 행동에 간섭하면서 능동적으로 개입하기도 하고 신이 나면 탈판 속으로 뛰어들어 군무를 이루기도 한다. 극중 인물이 이와 같이 관중과 같은 위치에 있을 뿐만 아니라 놀이판 자체가 곧 극중 장소이기도 하다.



이러한 탈춤은 민중의 실제적인 삶의 모습을 놓고 한데 어울려 논다는 뜻에서 "대동놀이"라는 성격을 분명히 지니고 있다. 대동놀음으로서의 축제판인 것이다. 이러한 축제는 인습적인 타부를 깨뜨리며 전도된 가치를 행동으로 성취하려는 반란이 그 주지가 되어있다. 거기에는 공동의 적을 퇴치하고 공동체적 삶을 옹위하며 그 공감대를 일상 생활선상에서 확충하고자 하는 민중의 의지를 담고 있다.



탈춤은 공동체의식의 공유와 그 실현이라는 배경아래서 진행되어 왔고 탈춤에서의 공동체 의식은 민중들의 실제 생활상의 유대에서 이루어진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농사를 위주로 하는 그들의 노동생활은마땅히 연희를 필요로 하였고 그러한 연희를 통해 그들은 반복적인 노동의 굴레에서 벗어나고 아울러 삶의 고통이나 나아가 사회적인 억압에서 해방될 수 있었다.



또한 극의 내용으로 볼 때 서민계층의 생활경험을 엮은 것으로 사회의 부도덕을 고발하고, 양반계급을 야유하며, 승려들의 파계나 축첩을 비난하기도 하는 등 민중의 불만을 풍자를 통하여 표현한다. 탈춤 속에는 한국인의 낙천적인 성격과 여유가 담겨 있으며 이 춤을 통해 평소의 불만과 갈등을 해소하고 이어지는 뒤풀이에서는 춤을 추는 사람들과 관중들이 한데 어울려 춤을 춤으로써 하나로 단결되는 동시에 넘치는 생명력을 되찾게 된다.



평소에는 서민으로서 사회에 대한 비난을 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지만 탈이라는 매개체가 이를 가능하게 해주는 것이다. 즉 탈이라는 것은 은폐성, 신비감, 역할 대행, 판 놀음의 신명 등을 증폭시켜 탈춤 특유의 표현성을 북돋아주는 열쇠이다.



< 탈춤의 특징 요약 >

- 관객이나 악공이 공연의 제3자가 아니라 극중 현실에 개입한다.

- 탈춤은 관객, 악공 등 서민들의 세계와 직접적인 관계를 맺고 이들의 이해를 대변하는 예술이다.

- 공동체적 유대감을 가지고 신명나는 놀이판을 형성하는 동시에 비판적인 현실 인식을 유발하는 공연 효과를 지닌다



<판소리와의 공동점과 차이점>



-공통점 

① 판소리와 탈춤은 다 같이 관객과 배우가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공연 예술이다.

② 지배 계층 특히 양반에 대한 비판과 풍자를 그 주요 내용으로 한다.

③ 비속어와 단아한 한자어 또는 한문 어구를 동시에 사용하는 언어 사용의 이중성이 드러난다.

-차이점

① 판소리는 양반과 서민 모두를 대상으로 공연되는데 비해 탈춤은 순수하게 서민만을 대상으로 하는 예술이다. 따라서 탈춤이 판소리에 비해 훨씬 더 비판적인 성격이 강하다고 할 수 있다.

② 판소리는 창자의 소리에 크게 의존하는 데 비해 탈춤은 가무적 부분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③ 주제의 측면에서 판소리는 겉으로나마 충효와 같은 유교적인 내용이 드러나고 있는 반면 탈춤은 처음부터 끝까지 비판적, 풍자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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