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의 뜨락

죽계구곡의 아침

바보처럼1 2008. 5. 31. 17:29
  • 죽계구곡의 아침

    안 재 찬


해동(海東)의 아침
겨레의 찬가 성리학
꽃대궁 피워 올리어
소백 자궁을 나온 九谷
동방도학 향기로 굽이 흐르네
山절로 노래 절로 竹溪別曲
安문정공 몸 속에 지닌 후에
시나브르 아침이슬에 입 맞춘 언어
정수리에 담고 선비 이랑
얼근히 삽질하네
한때, 여우비에 젖던 금성의 울음소리
폭군의 칼날에 달아난 竹林의 우듬지
피끌마을 시간 위에 떠 있지만
길손은 兀兀히 시흔을 상속받아
지금 꿀벌이 잉잉 거리는 고장
마음 한자락에 별을 싣고
사부자기 낙동을 가네
日月을 가네, 흔흔히


―‘침묵의 칼날‘(푸른사상)에서


▲1945년 경북 영주 출생
▲1999년 ‘크리스찬문학‘ 시인 등단
▲한국기독시인협회 홍보위원장
▲시집 ‘된비알 하냥가다가’ ‘서울별곡’ 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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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08.05.24 (토) 13:00, 최종수정 2008.05.24 (토)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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