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가

노래 -이 광수

바보처럼1 2006. 4. 14. 00:46

나는 노래를 부르네.

끝없는 슬픈 노래를 부르네.

천지가 모두 고요한

한 밤중에 내 홀로 깨어 있어

목을 놓아 끝없는 노래를 부르네.

 

노래는 떠 흩어지네.

흐르는 바람결을 타고 흩어지네.

새는 항아리에 물은 채우려고

길어다 붓고 또 길어다 붓는

여인 모양으로 나는 노래를 부르네.

 

나는 귀를 기울이네.

한 노래가 끝날 때마다 귀를 기울이네.

산에서나, 들에서나, 어느 바다에서나

행여나 화답이 오나 하고 귀를 기울이네.

그리고는  또 끝없는 내 노래를 부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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