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

(24)포인세티아 키워 年매출 2억원대 이제강 씨

바보처럼1 2008. 7. 8. 00:18
[문화일보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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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사1촌 운동-스타 농민>
끝없는 연구·선진농법 도입 “어려움조차 비켜가더라고요”
(24)포인세티아 키워 年매출 2억원대 이제강 씨
음성원기자 eumryosu@munhwa.com

이제강 소희원예 대표가 1일 경기 고양시 덕양구 원당동 비닐하우스에서 재배한 포인세티아를 들어보이고 있다. 고양 = 음성원기자
차가운 바람과 함께 겨울이 성큼 다가오고 있다. 매서운 추위가 사람들의 몸을 움츠리게 만들지만 경쾌한 빨간색으로 겨울을 낭만의 계절로 바꿔주는 꽃이 있다. 크리스마스꽃으로 불리는 ‘포인세티아’다.

1일 오전 경기 고양시 덕양구 원당동. 올 3월부터 가동되기 시작한 국내 최대의 화훼단지인 ‘고양화훼수출단지’에 자리잡은 소희원예 이제강(47) 대표의 비닐하우스에 들어서니 초록과 빨강의 색 잔치로 발걸음부터 가벼워졌다.

높이 10㎝ 정도의 작은 포인세티아 화분들이 1980㎡(600평)의 비닐하우스 안을 촘촘히 수놓고 있었다. 이 대표는 이 작은 꽃을 필두로 지난해 2억5000만원 정도의 매출을 올렸다. 포인세티아는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유명해지면서 매년 소비가 크게 늘고 있다.

“벽시계를 만드는 것보다는 손목시계를 만들어 파는 게 더 부가가치가 높지요. 작은 분화도 마찬가지입니다. 대품(大品·큰 꽃)보다 훨씬 수익성이 높아요.” 이 대표가 한 화분을 들고 와서 말했다.

이 대표는 지난 1998년부터 분화를 재배해 판매해왔다. 화훼 선진국인 유럽과 일본, 미국의 ‘화훼변천사’를 공부한 이후다. 이 같은 변신을 꾀한 후 얻은 소득은 크다. 86년 처음으로 화훼 농업에 뛰어든 후 97년까지의 연평균 매출액은 8000만원 수준. 그러나 소형 분화로 종목을 바꾼 뒤부터는 1억5000만원으로 매출이 두 배 가까이로 늘었다.

“물론 이렇게 바꾸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죠. 일단 꺾꽂이의 노하우가 필요하지요. 그리고 작은 화분을 여러개 다루는 만큼 작업 효율도 높여야 합니다. 그래서 흙 대신 피트머스(초탄·草炭·물이끼 퇴적물)를 사용하는 방식도 선진국에서 배워왔습니다.”

이 대표는 국내 피트머스 사용 1세대 농가다. 피트머스를 흙 대신 사용하면 비료와 물을 쉽게 조절할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작은 화분 하나의 무게가 흙을 사용했을 때(600~700g)보다 절반(250~300g) 정도로 떨어지는 만큼 작업 능률과 운송비 측면에서도 큰 효과를 본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손목을 보여주며 “예전에 흙을 사용할 땐 무게 때문에 항상 손목이 시큰시큰했는데 이제는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이렇게 ‘과학 농업’을 실천하면서 2005년부터 2억원대로 매출을 올렸다.

“저는 화훼 선진국인 네덜란드, 독일, 일본, 미국 등의 추세를 항상 살펴봅니다. 그렇게 연구하고 우리 현실에 적용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오늘까지 이르렀던 것 같아요. 어려움을 겪었던 적은 한번도 없어요.”

지난해까지 2640㎡(800평)만 재배했던 이 대표는 올해 고양화훼수출단지에 입주자로 선정되면서 4620㎡(1400평)로 재배면적을 2배 가까이로 넓혔다. 이 대표는 “선진기술을 통해 전문성을 기르고 다양한 영역을 개척해 나간다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도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031-977-1749

고양 = 음성원기자 eumryosu@munhwa.com

기사 게재 일자 2007-1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