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

FTA, 기업이 함께합니다-⑫직원들이 앞장서는 LG텔레콤

바보처럼1 2008. 7. 8. 07:58
<1사1촌으로 FTA 넘는다>
직원 주도 1社1村… 회사 차원으로 확산
4부. FTA, 기업이 함께합니다-⑫직원들이 앞장서는 LG텔레콤
유회경기자 yoology@munhwa.com

LG텔레콤 직원들이 지난 11월15일 경북 안동시 도산면 가송리 간송마을과 1사1촌 결연을 마친 뒤 마을내 고추밭에서 일손을 돕고 있다. 안동 = 유회경기자
경북 안동시에서 도산서원 쪽으로 굽이굽이 35번 국도를 타고 들어가다보면 산으로 둘러싸인 아담하고 예쁜 마을이 나온다. 경북 안동시 도산면 가송리 간송마을이다. 지난 11월15일,‘이런 깡촌에서도 휴대전화가 터질까’하는 생각이 드는 이 마을에서 LG텔레콤 직원들이 가을걷이를 하고 있었다.

찬 바람이 매섭게 파고드는 제법 쌀쌀한 날씨였다. 몸이 움츠러들고 두툼한 외투 탓에 행동도 둔해 보였다. 한 시간 정도 지났을까. 부지런히 움직인 때문인지 몸에서 열이 난다. 이마에는 송글송글 땀이 맺힌다. 약속이나 한듯 하나 둘 외투를 벗기 시작한다. 벗어놓은 알록달록한 외투들이 황갈색의 황량한 초겨울 밭과 어우러져 묘한 조화를 이룬다.

LG텔레콤 직원 15명은 이날 1박2일 일정으로 간송마을을 찾아 1사1촌 결연을 한 뒤 곧바로 고추밭 가을걷이 일손돕기에 나섰다. 알루미늄과 강철 재질의 고추 지지대를 철거하고 고추 가지 더미를 한 군데에 모아 놓는 작업이었다. 밭에 깔아놓은 검정 비닐도 제거해야 모든 일이 끝난다. 한 해의 고추농사를 최종 마무리하는 작업인 셈이다. 대부분 도시에서 성장해 학창시절을 보내고 직장생활을 하다보니 서툰 기색이 역력했다.

고추 지지대를 철거한 뒤 운반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가볍게 보이지만 막상 어깨에 지고 운반하기를 반복하다보면 신음소리가 절로 나온다. 먼지가 수북이 쌓인 검정 비닐을 돌돌 말아 제거할 때도 비닐이 땅속에 너무 깊이 묻혀 있는 바람에 애를 먹기도 했다.

조재훈(26) LG텔레콤 제2사업본부 경북사업부 포항지점 사원은 “작업을 하다 보니 허리와 어깨가 뻐근하다”며 “그러나 공기 좋은 농촌마을에서 동료들과 더불어 일하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말했다.

15일 저녁에는 숙소로 썼던 마을회관에서 마을 어르신 10여명과 삼겹살 파티도 했다. 어르신들은 신선한 야채를 내오셨다. 옹기종기 둘러앉아 이 얘기 저 얘기하는 도중 마음의 벽은 눈 녹듯이 사라졌다. 삼겹살 파티가 끝난 뒤에는 직원들이 마치 학창시절로 돌아간 것처럼 오붓한 시간을 가졌다. 마치 대학 MT를 연상케 했다. 그러나 다음날 작업을 위해 과음은 피했다.

박수열(60) 이장은 “일하는 게 서툴지만 젊은 직장인들이 농촌을 생각해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니 듬직하다”며 “티끌 모아 태산이라고 젊은이들이 힘을 모으니까 마을 사람들이 며칠 걸려서 해야 할 일을 단 이틀 만에 끝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LG텔레콤 직원들은 1사1촌 결연기념으로 마을주민들에게 진공 청소기 4대를 기증하기도 했다.

LG텔레콤의 1사1촌운동은 과장·대리급의 젊은 직원들이 중심이 돼 만들어진 스마트보드가 주도하고 있다. 스마트보드란 회사 경영진과 직원들의 가교 역할을 하는 사원 대표 기구로, 매월 경영진과의 간담회를 통해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전달한다. 또 근로환경 개선과 직원들의 복지 증진을 위한 활동은 물론 사내 방송 등 다양한 사내활동을 펼치고 있다. 의장단 15명은 직원들의 투표를 통해 매년 결정된다.

스마트보드의 의장직을 맡고 있는 권기범(34) LG텔레콤 단말데이터사업본부 솔루션개발팀 과장은 “우리 회사가 앞으로 사회공헌 활동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공감이 있었고 기존에 해오던 1사1촌 교류를 좀 더 활성화하는 방향으로 의견이 모아졌다”며 “회사 경영진도 스마트보드의 뜻을 충분히 이해하고 적극 지원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안동 = 유회경기자 yoology@munhwa.com

기사 게재 일자 2007-1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