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

(28)대추 농장으로 年순익 1억여원 전형선씨

바보처럼1 2008. 7. 8. 07:57
<1사1촌 운동-스타 농민>
기술로 기후조건 극복… 농업인에 비법 전수도
(28)대추 농장으로 年순익 1억여원 전형선씨
방승배기자 bsb@munhwa.com

전형선 양지촌농원 대표가 5일 그의 대추 농장에서 말린 대추 한 바구니를 들고 활짝 웃고 있다. 보은 = 방승배기자
“아직도 대추가 제사상에만 오르는 줄 아세요? 웰빙 추세 때문에 요즘은 생대추를 찾는 분들이 더 많답니다.”

5일 충북 보은군 회인면 건천리 양지촌농원의 전형선(49) 대표는 대추가 웰빙식품으로 거듭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말리거나 가공하지 않은 생대추를 국내에서 처음으로 상품화한 주인공이기도 하다.

“생대추 1㎏을 말리면 건대추 600g 밖에 안나와요. 인건비는 더 비싸고요. 생대추가 훨씬 고부가가치 상품이지요. 요즘은 골프, 등산 등 야외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애호하면서 수요가 더욱 늘어났죠.”

연간 순수익 1억원 이상을 올리는 그의 농장은 수확시기가 끝났음에도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고객들의 밀려드는 주문전화와 포장 등으로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지경이었다. 주문전화가 밀려들 때는 충북대를 휴학하고 일손을 돕고 있는 딸 선우(20)씨가 평균 5분 간격으로 전화를 받을 정도라고 했다. 그는 농장에서 생산되는 대추즙, 말린 대추, 생대추 등을 모두 소비자들과 직거래하고 있었다. 올해는 약 45t의 대추가 수확돼 예년보다 30%가 늘었다. 수확시기에는 인근 주민들을 포함해 300여명이 동원됐을 정도다.

그의 4만3000여㎡(1만3000여평) 농원은 화전민들이 사용하던 칡밭이었다고 한다. 13년전 중장비 사업을 하던 그가 포클레인 등 중장비로 직접 농장을 일궈낸 것이다. 그는 “대추농장을 개간하려고 중장비 사업을 했던 게 아니냐는 말을 들을 정도로, 중장비 사업을 했기 때문에 이 정도 농장을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기후 등 환경적 요인을 극복하고 부가가치가 높은 대추를 생산한 것으로도 보은지역 대추농가에는 소문이 자자하다. 충북 보은은 경북 경산과 함께 대표적인 대추 생산지이지만 대추의 꽃이 피는 시기에 비가 많이 와서 수정률이 떨어져 옛 명성을 잃어가고 있었다. 그때 그가 비가림시설 등을 통해 제약을 극복해내면서 보은지역에 대추농사가 활발해진 것이다. 그는 비가림시설을 만들어 노지보다 알이 더 큰 대추를 생산해내는 데 성공했다. 계란만한 대추알도 생산해 주목받기도 했다.

“특별한 비결이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퇴비를 많이 주지요. 설탕찌꺼기를 섞어서 2년간 발효를 해서 주고, 유박(발효된 퇴비), 소거름 등 을 많이 쓰지요. 토질도 황토성분이라 대추의 영양분도 더 높아요.”

그의 농장에 심어진 2500그루의 대추는 수령이 13년 정도로 오래된 것들이다. 그는 “수령이 오래되면 알이 작아질 수 있지만, 묵은 순을 잘 잘라내고 관리를 잘 하면 백년 이상 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의 대추농사 비법을 배우기 위해 찾아오는 농업인들에게 그는 알고 있는 노하우를 모두 가르쳐준다. “저는 장사꾼이 아니라 농사꾼이에요. 의욕이 넘치는 분들이라면 모든걸 가르쳐 주고 싶어요. 제 대추가 좋다고 주문하는 사람들에게는 최상의 대추를 계속 공급해 신뢰를 구축해 나가고 싶어요.” 043-543-1213

보은 = 방승배기자 bsb@munhwa.com

기사 게재 일자 2007-1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