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

<스타농민-24>배따기 축제’로 한해 7억 매출화성비봉면 '현명농장' 이윤현

바보처럼1 2010. 3. 30. 16:20

<스타농민-24>
‘배따기 축제’로 한해 7억 매출
화성시 비봉면 '현명농장' 이윤현 대표
차봉현기자 bhcha@munhwa.com
“농산물 생산도 농촌관광이나 문화공연과 연계시키면 소득이 크게 올라갑니다.”

경기도 화성시 비봉면 구포리에서 2만2000평규모의 배 과수원 현명농장을 운영하는 이윤현(57)씨의 연매출은 7억5000만원에 달한다.

백화점과 할인점, 인터넷을 통해 ‘현명농장’이라는 브랜드로 팔리는 배는 7.5㎏에 3만1000~3만9000원으로 보통 배보다 10~20% 비싸지만 없어서 못팔 정도로 인기가 높다. 생산량의 20%는 하와이와 대만 등 동남아시아에 수출한다.

현명농장의 배는 6개의 지하 암반관정에서 올라오는 물을 이용하고, 각종 공해나 황사 등의 오염을 방지하는 ‘친환경 과일보호봉지’를 쓰는 등 친환경 농법을 사용해 재배된다. 이씨는 과일 저온저장 때 수분 증발을 최소화하기 위해 열감지 환기자동화시스템도 직접 개발해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현명농장이 전국에 알려진 것은 배꽃축제와 배따기축제 때문이다.

이씨는 해마다 줄어드는 매출을 고민하다 지난 2002년 4월과 10월 배꽃축제와 배따기축제를 열었다. 축제에는 배 농장 견학, 시식행사 외에 유명 바이올리니스트 등을 초대하는 농장 음악회를 곁들였고 친환경 농산물 직거래장터도 마련했다.

“맛있는 배인지 알려면 눈으로 봐선 몰라요. 먹어봐야 알 수 있죠. 축제를 하면서 친환경 농법으로 재배하는 현장이 자연스럽게 알려졌고 배맛을 본 소비자들이 다시 찾게 됐죠.”

농장은 배꽃축제와 배따기 축제 이후 도시민들 사이에 입소문이 퍼졌고 연간 2000여명이 다녀가는 농촌관광 코스가 됐다.

현재 이씨의 배를 정기적으로 구입하는 단골 회원만 500명에 달한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서 3대째 배 과수원을 하던 이씨는 지난 73년 결혼과 동시에 압구정동 땅 5000평을 팔아 비봉면에 정착했다. “남들은 그 땅을 가지고 있었으면 큰 부자가 됐을 거라고 말하지만 절대로 후회하지 않습니다. 돈 많고 할일이 없으면 나쁜 길로 빠져드는게 인지상정이니까요.”

그는 낯설고 물선 곳에서 새로운 기술에 관심을 갖고 투자하는 자세를 잃지 않으려 노력했다고 한다.

그가 개발한 친환경 과일보호봉지는 국내외 실용신안특허를 받았고, 80년대 배 상자에 들어가던 짚을 과일포장용기로 바꾼 것도 이씨다.

그는 최근 배 깍두기, 고추장, 조청까지 만들어 출시를 앞두고 있다.

“앞으로 세계 최고의 맛과 향을 내는 배를 만드는 게 꿈”이라고 말하는 이씨는 지난 연말 행정자치부의 2004년 신지식인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차봉현기자 bhcha@munhwa.com


기사 게재 일자 2005-01-06 11: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