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의 뜨락

수조 앞에서

바보처럼1 2010. 3. 30. 17:45
  • 수조 앞에서 -송경동

    아이 성화에 못 이겨
    청계천 시장에서 데려온 스무 마리 열대어
    이틀 만에 열두 마리로 줄어 있다
    저들끼리 새로운 관계를 만드는 과정에서
    죽임을 당하거나 먹힌 것이라 한다

    관계라니,
    살아남은 것들만 남은 수조 안이 평화롭다
    난 이 투명한 세상을 견딜 수 없다


    -신작시집 ‘사소한 물음들에 답함’(창비 펴냄)에서

    ▲1967년 전남 벌교 출생
    ▲2001년 ‘실천문학’으로 등단
    ▲시집 ‘꿀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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