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의 뜨락

대한

바보처럼1 2010. 3. 30. 17:47
  • 대한  - 장석주

    장지문은 치자빛이고

    백동 화로에서는 재가 식는다.

    황혼 녘에는 목덜미가 으슬하다.

    사는 게 다 그렇다.

    병풍 수탉이 목 빼고 울자

    괴목 반닫이 위에 목기러기 한 쌍

    날개를 푸드덕이고

    목단 항아리 매끈한 표면에

    철 이른 모란 두어 점

    서둘러 붉은 꽃을 피운다.

    -신작시집 ‘몽해항로’(민음사 펴냄)에서

    ▲1954년 충남 논산 출생

    ▲1979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시집 ‘붕붕거리는 추억의 한때’ ‘크고 헐렁헐렁한 바지’ ‘붉디붉은 호랑이’ ‘절벽’, 산문집 ‘이 사람을 보라’ ‘추억의 속도’ ‘강철로 된 책들’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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