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복원된 금속활자 실물은 21일 청주고인쇄박물관 세미나실에서 열린 금속활자 주조법과 성분 분석에 관한 학술발표회에서 그간의 연구 경위 발표와 함께 공개됐다. 그동안 직지를 찍은 고려활자를 밀랍으로 주조했다는 것이 학계의 추측이었으나 그 구체적인 방법은 알 수 없었다. 밀랍은 벌꿀을 수확하고 남은 '벌집'을 말하는 것으로 밀랍 덩어리로는 작은 활자도 쉽고 정교하게 조각할 수 있다. 활자가 조각된 밀랍을 흙으로 둘러싸고 흙이 마른 후 약간의 열만 가하면 밀랍이 녹아나오는데 그 빈 공간에 쇳물을 부어 활자를 얻는다. 문제는 밀랍을 둘러싼 흙이 무엇이었는지 몰랐다는 것. 청주고인쇄박물관과 청주대학교 학술연구소는 이번 연구에서 그 흙이 '이토'(泥土·곱게 분쇄한 이암 가루)임을 확신했고 실험 결과 성공률 100%라는 결과를 얻었다. 밀랍주조 금속활자 연구는 박문열 교수(청주대 문헌정보학과)가 이론 부분을, 중요무형문화재 금속활자장 후계자(일명 전수조교) 임인호 장인이 활자 복원의 전 과정을 담당했다. 천연재료 이토 발견은 큰 성과 이번 발표는 학계의 가설이던 '밀랍주조법에 의한 금속활자 주조'가 현실적으로 가능한 것이었으며 정밀한 활자를 매우 높은 성공률로 주조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박 교수와 임 장인이 현장에서 주물토를 깨뜨려 금속활자를 공개한 장면은 이 날의 하이라이트였다.
주물토 세 개를 깨뜨려 나온 활자는 모두 활자 기능이 완벽한 것으로 참가 학자들이 확인했다. 쇳물을 부어 굳힌 주물토 세 개를 발표 현장에서 깨뜨려 직접 활자를 꺼내 보인 것은 완성된 활자만 들고나와 설명하던 과거 학술발표 관행에서 벗어나 객관적 신빙성을 부여하는 계기가 됐다. 이번에 시도한 밀랍주조법에 의한 금속활자 주조가 100% 성공률을 보인 직접적인 이유는 녹인 쇳물을 담아 활자를 찍어내는 주형틀의 주재료로 천연 재료인 이토를 썼기 때문이다. 고려시대에 주형틀을 어떤 재료로 썼는지는 학계의 큰 의문이었다. 박 교수와 임 장인은 주형틀 재료로 적합한 것이 '이토'라는 결론을 내기까지 전국에서 채집한 수십 가지 흙을 섞어 보며 여러 번 실패를 거듭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994년에 오국진씨가 밀랍주조법으로 고려 금속활자를 만드는 과정을 재현해 고인쇄박물관에서 복원판 직지를 찍어낸 적이 있다. 이 공적으로 오국진씨는 1996년에 중요무형문화재 제101호 금속활자 기능보유자로 지정받았다(현재 오국진씨는 중환으로 활자장 일을 장기간 중단한 상태다). 그러나 이때는 주형틀 재료로 석고를 사용한 것이 복원 과정의 부정확성으로 지적받았다. 고인쇄박물관은 2004년 6월부터 고려 금속활자 재현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아울러 청주시의 연구비 지원으로 진행된 이번 연구 성과를 토대로 박물관은 국비를 받아 조선시대 주자소를 중심으로 주조된 활자 약 20여 종을 복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문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007 본드걸 총출동! 우르슐라에서 샤를리스테론까지 (0) | 2006.05.25 |
---|---|
양산 도자기공원 (0) | 2006.04.23 |
[스크랩] 옛사찰 건축을 이해하는 키워드 - 공포 (0) | 2006.04.22 |
[스크랩] 해남 윤씨 고택 `녹우당` - 그 가문 유래와 <고산 박물관> (0) | 2006.04.22 |
[스크랩] 자신의 동심을 만나고 싶다면.....한국만화박물관 (0) | 2006.04.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