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白手)의 탄식>
카페 의자에 걸터 앉아서
희고 흰 팔을 뽐내어 가며
"우 나로드!"라고 떠들고 있는
60년 전의 러시아 청년이 눈 앞에 있다...... .
Cafe Chair Revolutionist,
너희들의 손이 너무도 희구나!
희고 흰 팔을 뽐내어 가며
입으로 말하기는 "우 나로드."
60년 전의 러시아 청년의
헛되인 탄식이 우리에게 있다.
Cafe Chair Revolutionist,
너희들의 손이 너무도 희구나!
너희들은 '백수(白手)"-
가고자 하는 농민들에게는
되지도 못하는 미각(味覺)이라고는
조금도, 조금도 없다는 말이다.
Cafe Chair Revoluionist,
너희들의 손이 너무도 희구나!
아아, 60년 전의 옛날,
러시아 청년의 '백수의 탄식'은
미각(味覺)을 죽이고 내려가고자 하던
전력을 다하던, 전력을 다하던, 탄식이었다.
Ah! Cafe Chair Revolutionist,
너희들의 손이 너무도 희어!
*개벽(1924.6) 수록.
흔히 입으로만 민중운동을 외치면서 실제 행동이 그 뒤를 따르지 못하는 나약한 인텔리의 일면이 이 작품을 통해 통쾌하게 풍자되어 있다.
*우 나로드(브나로드,Vnarod) "민중속으로"라는 뜻의 러시아 어. 1870년에 러시아에서 청년 귀족과 학생들이 주동이 되어 농민을 주체로 한 사회 개혁을 이루고자 일으켰던 계몽 선전 운동. 우리 나라에서도 1930년대에 이 운동이 일어났다. 심훈의 <상록수>는 이릉 소설화한 것이다.
*Revolutionist: 혁명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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