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

[스크랩] 신이 아닌, 인간 이백의 숨겨진 모습을 담은 태백오리

바보처럼1 2006. 6. 12. 22:54

 

 

  

   중국요리에는 동파육(東坡肉), 궁보계정(宮保鷄丁), 귀비닭(貴妃鷄) 등 사람 이름이 들어간 음식이 적지 않다. 이런 요리들은 모두 주인공이 만들어내거나 주인공들이 즐겨 먹었던 음식들이다. 이번 호에서는 시선(詩仙) 이백(李白)의 이름이 붙여진 태백오리(太白鴨)에 대해 알아보기로 하자.

 

   태백오리가 이백과 관련되어 있는 것은 분명하나 그 유래에 대해서는 정확한 역사적 기록이 없고 단지 다음 두 가지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고 있다.

 

태백석, 태백술과 태백오리

   첫 번째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이백이 유배를 가던 길에 장강의 무협에 이르렀는데 그를 싫어하던 현 나리는 바둑을 두자며 이백을 끌었다. 바둑을 두는 동안 현지의 가장 유명한 요리사를 불러 오리에 고추와 식초를 넣은 오리요리를 만들게 하고, 술도 가득 가져다 이백이 취하게 하려고 했다. 이백이 술취한 틈을 이용해 바둑에서 이기려는 심산이었다. 하지만 이백은 맛있는 오리요리를 먹자 마치 활력소를 주입한 듯 정신이 맑아지면서 묘한 바둑 수를 놓았다. 그 후, 현지인들은 이백이 바둑을 두던 암석을 태백석, 이백이 마시던 술을 태백술, 이백이 맛있게 먹은 오리요리를 태백오리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당현종 환심 사기

   세상에 더 잘 알려진 것은 두 번째 이야기이다. 태백오리는 酒聖 이태백이 개발한 요리에 당현종(唐玄宗)이 이름을 붙인 것으로, 술과 달을 벗하며 속세를 초탈한 고고한 문인으로 세인의 존경을 받은 이백의 세속적인 일면을 보여주기도 한다.

   우리가 신선처럼 알고 있는 이백도 결국은 하나의 인간에 불과했다. 높은 관리가 되어 나라를 다스리는 것이 그의 꿈이기도 했다. 그는 한림학사로 있으면서 당현종의 환심을 사기 위해 갖은 방법을 다했다. 그러던 어느 하루 이백은 자기가 어렸을 때 먹었던 맛난 오리요리가 떠올랐다. 그는 살이 토실토실 오른 오리 한 마리를 준비하여 진피, 구기자 등 각양각색의 중약을 넣은 다음 소흥주(紹興酒)를 붓고 찜통에 쪄냈다.

   요리의 향기와 맛에 감탄한 당현종은 이백과 요리를 칭찬하며 그 요리의 이름을 물었다. 이백은 “이 요리는 쉽게 맛을 볼 수 없는 음식으로 제가 폐하를 위해 올리는 선물입니다. 폐하의 만수무강을 위해 온갖 약재를 넣고 정성스레 만든 오리요리입니다.”라고 대답했다. 당현종은 요리를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면서 “세상에 귀한 음식이라고 하니 ‘태백오리’ 라 하자.”라고 말했다고 한다.

   오리요리를 올렸지만 이태백은 그 후에도 자신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당현종은 공과 사에 대한 구분이 명확했다. 위대한 시인일 뿐 정치가로서의 자질은 없다고 판단하고 그를 냉대했다.

 

   뒷날, 미련을 버린 이백은 조정을 떠나 강호를 방랑하며 술과 벗을 삼았고, 점차 빼어난 시로 후대의 사람들에게 추앙 받는 시선(詩仙)이 되었다. 이런 경우를 두고 '무심히 심은 버드나무가 녹음이 진다(無心插柳柳成蔭)'고 하나 보다.

/www.economicshanghai.com최

 

출처 : 바람따라 마음따라
글쓴이 : 崔崔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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