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소슬바람>
Sobbing Wind on the Sea
아, 육체는 서러워라, 내 모든 책을 다 읽었건만.
빠져 나가리라 저 멀리로!
나는 아노니, 미지의 물거품과 하늘 사이에
술취한 듯 떠도는 새들을!
바다에 잠긴 이 가슴을 아무 것도 붙잡지는 못하리라.
눈동자에 어리는 지난날의 뜰도, 오, 수 많은 밤도!
흰 빛이 버티는 허무한 종이 위를
비치는 램프의 적막한 불빛도
아기에게 젖 물린 젊은 여인도.
나는 떠나가리라. 기선은 바람에 흔들리며
먼 나라를 향해 닻을 올리는구나!
잔인한 희망으로 황폐해진 권태는
아직도 흔드는 손수건의 마지막 작별을 생각하는가?
어쩌면 이 배도, 폭풍우 몰아치는 바다에 휘말려
조각난 배에 바람만 불어칠지도 모르리.
돛대도 없이, 돛대도 없이,기름진 섬도 없이...
그러나 오, 내 마음이여, 듣거라, 저 사공들의 뱃노래를.
<백조>
Swan
순결하고 생기 있어라, 더욱 아름다운 오늘이여
사나운 날개짓으로 단 번에 깨뜨려 버릴 것인가
쌀쌀하기 그지없는 호수의 두꺼운 얼음.
날지도 못하는 날개를 비치는 그 두꺼운 얼음을.
백조는 가만히 지나간 날을 생각한다.
그토록 평화롭던 지난 날의 추억이여
지금도 여기를 헤어나지 못함은
생명 넘치는 하늘 나라 노래를 안 부른 벌이런가
이 추운 겨울날에 근심만 짙어진다.
하늘 나라의 영광을 잊어버린 죄로
깊이 지워진 고민의 멍에로 부터
백조의 목을 놓아라, 땅은 그 날개를 놓지 않으리라.
그 맑은 빛을 이 곳에 맡긴 그림자의 몸이여
세상을 멸시하던 싸늘한 꿈 속에 날며
유형의 날에 백조는 모욕의 옷을 입도다.
*말라르메(Stephane Mallarme, 1842-1898); 보들레에르,랭보와 더불어 19세기 프랑스 상징주의 문학의 중심을 이루는 시인. 장시<목신의 오후>는 보들레에르의 <악의 꽃>과 함께 프랑스 문학의 정수이다.<에로디아드>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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