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명시

청명한 대기(大氣)..........엘뤼아르

바보처럼1 2007. 4. 23. 16:33

<청명한 대기(大氣)>

       a bright sky

 

나는 내 앞을 보았다.

군중 속에서 나는 그대를 보았고

밀밭 사이서 나는 그대를 보았고

나무 밑에서 나는 그대를 보았다.

 

내 모든 여행의 마지막에서

내 모든 고통의 밑바닥에서

물 속에서 불 속에서

떠오르다 감도는 내 모든 웃음 속에서

 

여름에도 겨울에도 나 그대를 보았고

내 집에서 나는 그대를 보았고

내 품 안에서 나는 그대를 보았고

내 꿈 속에서 나 그대를 보았다.

 

나 이제는 그대 곁을 떠나지 않으리.

                            <페닉스에서 1950>

 

 

<애 인>

       Lover

 

그녀는 내 눈꺼풀 위에 서 있다.

그리고 그녀의 머리카락은 내 머리카락 속에 있다.

그녀는 내 손 모양을 하고 있다.

그녀는 내 그림자 속으로 사라져 버린다.

마치 하늘에 던져진 돌과 같이.

 

그녀는 언제난 눈을 뜨고 있어

나를 잠들지 못하게 한다.

훤한 대낮에 그녀의 꿈은

해를 증발시키고

나를 웃기고, 울리고 웃겨

할 말이 없는데도 말을 하게 한다.

 

 

<우리 둘이는>

        We Together

 

우리 둘이는 서로 손을 맞잡고

어디서나 마음 속 깊이 서로를 믿는다.

아늑한 나무 아래, 어두운 하늘 아래

모든 지붕 아래 난로가에서

햇빛이 내리쬐는 빈 거리에서

민중의 망막한 눈동자 속에서

현명한 사람이나 아둔한 사람 곁에서도

어린 아이들이나 어른들 틈에서도

사랑은 아무 것도 감추지 않느니

우리들은 그것의 확실한 증거다.

사랑하는 사라들은 마음 속 깊이 서로를 믿는다.

 

 

*엘뤼아르(Paul Eluard, 1895-1952):본명은 위제느 그렝델. 프랑스 쉬르레알리즘의 시인으로 사랑과 절망의 비애를 노래했다. 2차 대전 때는 레지스땅스에 활약하여 작품으로 걸작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