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공(여상,혹은 강상으로 불린다.)이 위수에서 낚시를 하고 있을 때 사냥가던 주 문공이 "낚시를 하시는 군요"하고 물었을 때,태공이 대답한다.
"군자는 자신의 뜻이 이루어 짐을 즐기고, 소인은 눈앞의 일이 이루어 짐을 즐긴다고하였습니다. 지금 제가 낚시질 하는 것은 그와 매우 비슷합니다. 낚시 자체를 즐기는 것이 아닙니다."
"그와 비슷하다는 것은 무엇을 뜻합니까?"
"낚시에는 세 가지 권도가 있습니다.미끼로 물고기를 취하는 것은 녹봉을 주어 인재를 취하는 것과 같고, 좋은 미끼를 쓰면 큰 고기가 잡히는 것은 후한 녹봉을 내리면 목숨을 아끼지 않는 충신이 나오는 것과 같으며, 물고기의 크기에 따리 쓰임이 다르다는 것은 인품에 따라 벼슬이 다른 것과 같습니다. 그 이치가 매우 깊어 그로 인하여 큰 것을 볼수 있는 것입니다."
..........
내 이야기는 그런 거창한 이야기가 아닌 어린시절의 낚시 이야기다.
밋밋한 낚시바늘로 천하를 낚을 구상을 하는 태공망이야 때를 기다리고 있었겠지 만, 어린시절의 나는 그 이치만 깊어 지금처럼 바보는 아닌 모양이었다.
초등학교 5~6학년 때 인가 보다.반 친구들 이야기가 파리낚시가 잘 된다는 거였다.
나는 그 이야기를 혼자 주워 담고, 방과 후 딸그락 거리는 책보를 메고 학교 앞 논을 가로질러 달렸다.
집 앞은 강이고,고기가 어디에 많은지도 구석구석 잘 알고 있다.
위생상태가 좋지 않던 촌구석에서 파리잡기는 쉬운 죽 먹기 아닌가?금방 한움큼을 잡아 놓았다.낚시대는 옆 대나무밭에서 해결하고,쇠심줄 같은 낚시줄이 문젠데, 20여리나 떨어진 면소재지에나 가야 있으나 내 나이에 그럴 여유도 힘도 없었다.(유항산 유항심)
눈여겨 봐 두었던 이불 꾸밀 때 쓰던 실이 생각났다.
그것으로 준비 끝!(안돼!대사를 도모할 땐 준비부터 철저히해야 한다.다시 시작해!)
장소는 비온 뒤 큰 웅덩이가 생겼 던 넓적바위를 택했다.(포인트가 중요하다.)
두 갈래 물줄기 중 나를 위해 만들어 놓은 듯 웅덩이는 명경처럼 맑아 큰 물고기들 까지 제법 많았다.
너희들은 이제 독안에 든 쥐다.
나는 파리 한 마리를 실에 묶었다. 실은 바람결에 날려 내가 놓고자 하는 곳에 잘 놓여지질 않았다.
이번엔 물이 묻고 파리가 가라앉았으나 고기들이 모이지 않았다.
작은 돌멩이를 던져보니 처음엔 흐트졌으나 다시 모였다. 다 보인다 보여!.
미끼를 보고 서로 물려는 게 보인다 보여!.입질을 하고 돌아 서고,왔다가는 돌아서고,작은 고기는 큰 고기에게 밀리는 구나. 그러다 다른 고기에게 뺏기지 않을려구 덥썩!
그러나 시간을 못 맞쳐 번번히 실패만 하고 파리 만 떼이고 말았다.아까운 내 파리.
그래, 인생은 시행착오야!?
그 나이에 인생을 논했겠냐 만은 여러 번 하니 요령이 생겼다는 뜻이렸다.
때를 맞쳐 낚아챘다.그러나 문 고기는 허공에서 떨어져 나갔다.여러번을 그렇게 했느나 도저히 잡을 길이 없었다.(뜰 채라도 있었으면 모를 일이지만)
왜 그런지 이유도 생각지 않았다.(오십보 백보지 뭐)
잡더라도 파리먹은 물고기 별 생각은 없었지만(이젠 이숍의 신포도 이야기만 생각하는 구나.),물고기에게 바깥 세상구경 만 시켜주고 말았다.(시키고 싶어 시켰겠냐)
지친 나는 파리를 웅덩이에 던저 버렸다. 고기들에게 선심을 쓸 요량이 아니다.
더러운 파리가 더 이상 내게 필요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토사구팽 쯤 되겠군.)
태공이야 천하의 뜻을 얻을 사람을 기다리기나 했다 마는, 낚시바늘 없이 낚시하는 나를 누가 알아주기나 했겠냐?(지금처럼 바보라고 했겠지)
그 후 몇년 지나 나는 대나무대낚시와 밀짚 찌, 이젠, 이늘 달린 낚시로 버들치, 갈겨니,쉬리등을 낚았다. 물론, 파리낚시가 아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아침 찬거리 정도 만 잡아 와 아버님 밥상에 올리면 그렇게 좋아하셨다.
한 번은 고기가 물었다는 감촉이 와 낚아챘는 데 고기는 올라 오지 않고 턱만 빠져 올라왔다.
제기랄! 그 고기는 이젠 먹지도 못하고 죽은 목숨이다. 나 한데 잡히더라도 죽은 목숨은 마찬가진데 내가 무슨 걱정을 하는 지 모르겠지만, 한 동안 고민한 적이 있고, 지금은 궁금하다. 여러분! 장애어(우?)를 보시거던 외면 하지마시오.내 책임이 많습니다.(그 할아버지 아들 손자 다 장애어일 수 있어요.)
여름이면 바지 걷고 물에 들어가 여울 따라 물결 따라 걸으며 낚시하는 맛이란 표현할 수 없다. 그기에 생각조차 따라 흐르면 무엇이 부러우랴.
강 낚시는 너무 물이 맑아서도 안되고, 너무 맑은 날씨도 좋지 않다.(나 처럼 너무 맑으면 못 써요.)
물은 적당히 흐려야 되고, 잔 여울이 좋고,흐린 날,아침이나 저녁나절에 잘 낚였다.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을 때,빠르게 흘러 놓치지 않으려고 할 때, 공복이나 저녁준비를 할 때, 고기 자신도 생각이 흐려지나보다.(모르는 게 약이다.)
인생살이도 그와 같지 않을 까 생각한다.
인생의 여정에서 나는 아직까지 낚시질을 할 줄 모른다.
니들은 낚시를 아세요?
안 다구?
그럼 나 좀 가르쳐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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