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지킴이

예혼 깃든 명품도자기 빚겠다

바보처럼1 2007. 7. 24. 11:01
[송성갑의新匠人탐구]예혼 깃든 명품도자기 빚겠다”
도예작가부부 장금일·권숙자씨
 장금일·권숙자씨 부부가 지난 4월 프랑스 포아드파리 박람회에 출품했던 양식기를 들어 보이고 있다.
“현대적인 개념의 명품 핸드페인팅 도자기를 개발, 세계시장에서 인정받는 브랜드로 키워보고 싶습니다.”

장금일(38)·권숙자(36)씨는 전통 도자기에 회화적 감각을 가미한 핸드페인팅 도자기를 개발, 대중화·실용화하는 데 앞장서온 도예작가 부부다. 이들은 자신이 직접 제작한 핸드페인팅 도자기를 지난달 말 프랑스에서 열린 ‘포아드파리’ 박람회에 출품, 호평을 받았다.

핸드페인팅 도자기란 초벌구이 도자기 위에 갖가지 문양을 그리고 채색한 뒤 완성시키는 작품. 때문에 일반 산업도자기에 비해 섬세하고 핸드메이드적 요소가 돋보이는 특징을 지닌다. 주문자가 원하는 형태의 초벌 도자기에 자기가 좋아하는 문양을 손쉽게 그려넣을 수 있어 개성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에게 맞춤그릇을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이들 부부가 개발해 사용하는 도자기용 전용물감 ‘세라컬러’는 채색이 쉬울 뿐 아니라 각각의 물감을 혼합, 다양한 색상을 낼 수 있다. 또 전기가마에서 1250도의 고온으로 굽는데도 거의 완벽한 색상 표현이 가능하다.

현재 서울 홍대 부근에서 핸드페인팅 전문공방인 ‘세라워크’(www.cerawork.co.kr)를 운영하고 있는 두 사람은 요즘 세라워크를 전국에 프랜차이즈하느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현재 세라워크 체인점이 들어선 지역은 제주 대전(2) 수원 부산 등 전국에 모두 5곳. 오는 6월엔 천안점을 여는 등 각지에 잇따라 들어설 예정이다.

‘도심 속 도예공방’ 세라워크 대표 장씨는 “제작, 전시·판매, 기획·개발, 체험학습, 교육 등 복합매장의 역할이 가능한 것이 바로 세라워크의 특징”이라며 “현재 서울 본사에만 매월 약 70여명의 회원이 수강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수강생은 주부, 대학생, 직장인 등 직업·연령별로 다양하다고 그는 덧붙였다.

대학에서 각각 도예를 전공한 이들 부부가 핸드페인팅 도자기와 인연을 맺은 것은 대학 졸업 후 운영하던 도예공방의 한계를 느끼면서부터.

장씨는 “1991년 서울 성산동에 공방을 차려 2년가량 운영했는데 생계조차 해결하기 어려웠다”며 “그때부터 산업도자기를 개인작업으로도 가능케 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데 몰두했다”고 말했다.

그가 동양화학 계열의 (주)오덱 기술연구소에 들어가 5년간 근무하며 도자기·타일 관련 장식재료를 연구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 그는 이 회사에서 독일·이탈리아 등을 오가며 선진 도자기 기술을 습득하는 한편 국내 산업도자기 업체를 상대로 기술을 지도하는 과정에서 산업자기의 생산과 유통 등을 익힐 수 있었다.

장씨가 현재의 세라워크를 설립한 것은 오덱에서 퇴직한 직후인 1998년. 세라워크의 핵심 노하우인 도자 전용물감 세라컬러를 개발한 것도 이 무렵이었다. 하지만 그는 기존의 도자기 업계가 핸드페인팅 도자기 자체를 인정하려 들지 않는 벽에 먼저 부딪혀야 했다. 흙으로 직접 도자기를 빚지 않은 채 초벌 도자기만 가져다 그림을 그려 넣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반응을 보였기 때문.

부인 권씨는 “2002년 한국공예문화진흥원 초대전 등 여러 차례 전시회를 거치면서 비로소 핸드페인팅에 전문성을 부여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며 “요즘엔 핸드페인팅 도자기가 도예계 자체의 숙제인 상품화와 대중화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 가운데 하나로 부각되고 있다”고 즐거워했다. 이들은 현재 세라컬러를 특허출원 준비 중에 있다.

여론독자부기자/sk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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