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성갑의 新匠人탐구]한복의 美 알리기 16년 | ||
백설헌 복식연구원 대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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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복식연구원 대표 백설헌(54)씨는 우리 ‘문화의 꽃’인 한복이 점차 사라져가고 있는 데 대해 안타까움을 표한 뒤 한복의 세계화 방안을 이렇게 제시했다.
이를 위해 수직실크 모시 삼베 한지 등 우리 고유의 한복 소재에다 천연염색 단청 전통자수 고유문양 등을 적용해 일상복이나 나이트 가운, 파티복 등의 다양한 제품을 만들어 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한복의 특징인 섬세함을 간과해선 세계적 수준의 문화상품이 되기 어렵다고 그는 덧붙였다.
올해까지 16년째 서울 압구정동에서 한복집(백설헌 한복)을 운영하고 있는 그는 그동안 원색계통이 주류를 이뤘던 한복의 색감과 디자인을 개성에 맞게 다양하게 연출, 제작한다는 평을 받고 있다. 백씨는 자신이 만든 작품의 특징에 대해 “개인의 피부와 머리색, 착용장소, 조명 등 여러 조건을 충분히 감안해 고객이 최대한 만족할 수 있도록 실루엣을 완성시킨다”며 “이를 위해 거의 모든 자연색을 재현해 낼 수 있는 컬러감각을 갖추고 있는 점”이라고 자랑했다.
그는 2000년 동양적인 조각보를 활용한 ‘신부삼회장 저고리’를 출품해 (사)한복연합회가 주는 최우수디자이너상을 수상하는 등 수상경력도 다양하다. 1997년 서울에서 열린 세계헤어올림픽에서 한복 단독쇼를 펼쳐보인 데 이어 2001년 세계여성과학자대회(서울) 한복쇼 단독 참가, 2003년 한·중·일 복식교류전(서울) 민속복식 출품, 올 3월 뉴욕 맨해튼에서 개최된 제9회 아시아·태평양 전통혼례복 발표회 참가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특히 지난 3월 한국을 비롯, 일본 인도 태국 인도네시아 등 7개국이 참가한 아시아·태평양 전통혼례복식 발표회 당시 한국 대표로 참가해 한복의 우아함과 섬세함을 널리 알렸다.
1999년부터 한국궁중복식연구원이 마련한 고증제작전에도 해마다 참가해온 그는 지난 20일까지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열렸던 ‘명헌태후 칠순진찬연 고증제작전’에 큰상궁의 예복인 ‘녹원삼과 자색민족두리’를 내놓아 눈길을 끌었다.
교사 출신인 백씨가 한복업계에 입문한 것은 1980년대 초반 건설업에 근무하던 남편을 따라 요르단에 들어가 생활한 것이 계기가 됐다.
귀국 후 1988년 현재의 한복집을 연 그는 “염색과정에서 우리 고유의 색감이나 원하는 색깔이 나오지 않아 수도 없이 염색작업을 반복했을 때가 가장 어려웠다”고 그동안의 어려움을 털어놨다.
그동안 제자들을 여럿 배출하기도 한 그는 한복업계의 문제점으로 ‘업체간 과당경쟁에 의한 제품의 질 저하’를 가장 먼저 꼽았다. 이어 정부기관의 경우 각종 모임이나 연회 등에서 한복을 입는 기회를 늘리고, 고객들도 한복을 일회용으로만 생각지 말고 자주 애용할 것을 주문했다.
백씨는 끝으로 “한복산업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한복인들이 우리 고유의 한복 소재를 이용하되 현대적인 감각에 맞는 일상복을 다양하게 개발해 소비자들이 편하게 입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을 맺었다.
여론독자부 기자/sksong@segye.com
2004.06.22 (화) 19: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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