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수리와 여인>
어느 날 어미 독수리가 새끼들의 먹이를 찾으려고 둥지를 떠나 여기저기를 날아다니고 있었다. 어미 독수리는 공중 높이 떠 땅위를 날카로운 눈으로 내려다보며 빙빙 돌았다.
얼마 안 있어 어미 독수리는 새끼 여우 한 마리를 발견했다. 어미 여우도 독수리처럼 새끼들은 홀로 남겨두고 먹이를 찾으러 나갔던 것이다. 휙하는 날개 소리를 내며 독수리는 땅위로 내려왔다. 그런 다음 새끼 여우를 발톱으로 재빠르게 움켜쥐고는 다시 올라가 버렸다. 가엾은 어미 여우는 바로 그때 집으로 돌아오며 새끼가 잡혀가는것을 보게되었다.
"아, 독수리님!"
어미 여우가 당황하여 어쩔 줄 몰라 하며 간곡히 외쳤다.
"하나뿐인 내 새끼를 두고 가십시오. 당신의 새끼들을 생각해 보십시오. 그 중의 하나라도 잡혀간다면 심정이 어떻겠습니까? 아, 내 불쌍한 새끼를 돌려주십시오."
그러나 잔인한 독수리는 여우가 높은 소나무 위에 있는 자기의 집에는 절대로 올라오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독수리는 새끼 여우를 갖고 날아가 버렸고, 가엾은 어미 여우를 깊은 절망에 빠졌다. 그러나 어미 여우는 언제까지나 울고만 있지 않았다.
어미 여우는 불이 나서 활활 타고 있는 들로 뛰어가 불붙은 나뭇가지를 입에 물고는 독수리의 둥지가 있는 소나무로 달려갔다. 독수리는 여우가 뛰어오는 것을 보고는 그가 곧 나무에 불을 질러서 자기의 새끼들이 모두 불에 타 죽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결국 독수리는 자기 새끼들을 구하기 위해 여우에게 참아 달라고 빌고는 여우에게 새끼를 무사하게 돌려 줄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