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솝 우화

종달새와 그 새끼들

바보처럼1 2007. 8. 4. 19:20

<종달새와 그 새끼들>

 

 봄에 이삭이 패지 않은 푸른 밀밭에 종달새 한 마리가 둥우리를 지어 놓고 있었다. 그 어린 새끼들은 여름이 지나는 동안 점점 크고 튼튼하게 성장해 갔으며, 한편 그들 집 주위의 밀도 점점 자라 무성해졌다.

 가을이 가까워졌을 무렵 어린 새들은 거의 혼자 날 수있을 정도로 성장했고 마찬가지로 밀도 거의 여물어 갔다. 어느 날 밀밭의 주인이 밭을 보러 왔다. 그때 어린 종달새들은 주인이 자기 아들에게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들었다.

 "이것 봐라. 밀농사가 참 잘 되었구나. 동네 사람들에게 모두 와서 밀 베는 일을 도와 달라고 누구를 보내야겠다."

 이 말은 어린 종달새들을 놀라게 했다. 그들은 어미가 와서 자기들을 안전한 장소로 옮겨 주는 것을 기다릴 수 없을 정도로 조급했다. 어미가 돌아오자 어린 종달새들은 이 사실을 어미에게 알렸다.

 "아직은 옮길 필요가 없다."하고 어미 종달새가 말했다.

 이튿날 어미는 언제나처럼 새끼들을 남겨 두고 밖에 나가면서 새끼들에게, 만일 농부가 또 오면 농부가 말하는 것을 잘 들어 뒀다가 내가 돌아왔을 때 농부가 무슨 말을 했는지 내게 말할 수 있게 기억해 두도록 당부했다. 며칠 후에 밀밭의 주인이 또 왔다. 그래서 새끼들은 어미에게 알릴 소식을 하나라도 더 알아내려고 열심히 귀를 기울였다.

 "동네 사람들이 와 주지 않으니 달려가서 아저씨들과 사촌들에게 우리 밀이 추수하기에 알맞게 되었으니 와서 좀 도와 달라고 부탁해라."하고 농부는 아들에게 말하는 것이었다.

 "이번에는 집을 꼭 옮겨야 되겠어요!"

 새끼 종달새들은 어미 종달새가 돌아오자 이렇게 말했다.

"그렇지 않으면 밀을 베러 온 사람들이 우리를 모두 죽여버릴 거예요."

 "아직은 괜찮다." 하고 어미가 말했다.

 "남에게 도와 달라고 부탁하는 사람을 두려워할 것은 없단다. 그러나 또 오면 잘 지켜보고 그들이 뭐라고 하는지 들어 두어라."

 이윽고 농부가 왔다. 밀이 이젠 완전히 익어 이삭이 떨어지고 있는 것을 본 그는 이렇게 말했다.

 "내일은 우리가 직접 와서 밀을 베자."

 새끼들이 이 사실을 어미에게 말하자 어미는 말했다.

 "이번에야말로 옮겨야 할 때로구나. 얘들아, 그 농부가 이번에는 열심인 것 같다. 자신의 일을 하는데 더 이상 다른 사람들을 믿지 않고 스스로 할 작정인 모양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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