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솝 우화

당나귀 팔러 가는 아버지와 아들

바보처럼1 2007. 8. 4. 19:36

<당나귀 팔러 가는 아버지와 아들>

 

 아버지와 아들이 시장에 당나귀를 내다 팔려고 시골길을 가고 있었다. 그들은 곧 우물에서 물을 긷고 있는 소녀들 옆을 지나갔다.

 "저것 좀 봐라."하고 한 소녀가 말했다.

 "저 먼지 속을 터벅터벅 걸어가는 바보 같은 사람들 좀 봐. 당나귀는 편안하게 걸어가는데."

 아버지는 그 소녀가 말한 것을 듣고는 아들을 당나귀 등에 태웠다. 그들은 얼마 가지 않아 어떤 노인들이 서 있는 곳에 이르렀다.

"저- 저것 좀 보게."

 한 노인이 다른 노인에게 말했다.

"저게 내가 말한 것이 사실이라는 것을 보여 주는 거네. 요즘 젊은 놈들은 노인들을 공경하지 않는단 말이네. 가엾은 늙은 아버지는 옆에서 걸어가고 아들 녀석은 타고 가는 것을 보게."

 이 말을 들은 아버지는 아들을 내려오라고 말하고는 자가기 당나귀에 탔다. 조금 지나서 그들은 팔에 어린애들을 안고 있는 부인 셋을 만났다.

 "저 불쌍한 지쳐 보이는 애를 걷게 하고 당신은 왕처럼 타고 갈 수 있어요?"

 그래서 아버지는 아들을 뒤 안장에 태우고 당나귀를 읍내로 계속 몰아갔다. 그들이 읍내에 이르기 직전에 어떤 젊은이들이 그들을 세우고 말했다.

 "이 당나귀가 당신네 것입니까?"

 "그렇소."하고 그 사람이 말했다.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지 않을 겁니다."하고 젊은이들이 말했다.

 "당신네들이 당나귀의 짐이 된 것을 보고 말입니다. 당나귀가 당신네들을 나르는 것보다 당신네들이 당나귀를 나르는 것이 더 알맞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아버지와 아들은 내려와 당나귀의 다리를 밧줄로 묶어 장대에 동여맸다. 그리고 각각 장대 끝을 메고 갔는데 만나는 사람마다 껄껄 웃었다.

 잠시 후 그들은 다리에 이르렀다. 그런데 당나귀가 발버둥을 치기 시작하더니 밧줄을 끊고는 물에 빠져 죽어 버리고 말았다. 아버지는 아들을 데리고 허겁지겁 집으로 돌아가며 이렇게 생각했다.

 '모든 사람들의 비위를 맞추려다가 한 사람의 비위도 맞추지 못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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