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의 뜨락

몸은 언제나 가혹하다...........이영유

바보처럼1 2007. 8. 5. 14:06
[시의 뜨락]몸은 언제나 가혹하다
몸은 언제나 가혹하다 / 이영유

몸은 언제나 가혹하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게 하므로

들을 수 없는 것들까지 듣게 하므로

말도 아닌 말을 할 수 있으므로

주인 없는 집이다

앗, 불사!

내가 나를 놓고 있었구나

아무렇게나 버려두고 있었구나

어둠이 오고 깜깜한 밤이 되어서야

몸은 나에게 속삭인다

얼마만큼 가면 환할 수 있겠니,

잘 봐!

―유고 시집 ‘나는 나를 묻는다’(문학과지성사 펴냄)에서

▲1950년 서울 출생 ▲시집 ‘그림자 없는 시대’ ‘영종섬길’ ‘검객의 칼끝’ 등 ▲2006년 2월 지병 악화로 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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