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 뜨락]향기로운 배꼽 | ||
흰 꽃잎 떨어진 자리
탯줄을 끊고 난 흉터가
사과에게도 있다
입으로 나무의 꼭지를 물고
숨차게 빠는 동안
반대편 배꼽은 꼭꼭 닫고
몸을 채우던 열매,
가쁜 숨도 빠져나갈 길 없어
붉게 익었던 사과 한 알,
멧새들이 몰려와
부리로 톡톡 두드리다가
사과의 배꼽,
긴 인연의 끈을 물고
포로롱 날아간다
―신작시집 ‘모르는 척’(천년의 시작 펴냄)에서
▲1973년 충남 논산 출생 ▲2001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시집 ‘오동나무 아래 잠들다’, 현대시동인상 수상.
2007.03.02 (금) 18:4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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