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인색한 농장주는 일꾼이 밥을 먹기 위해 일손을 놓는 게 눈에 거슬렸다. 어느날 아침 식사 후 그가 일꾼에게 말했다.
“여보게, 밭에서 일하다가 다시 들어와서 점심을 먹으려고 몸을 씻고, 밥을 먹고 하는 것이 귀찮지 않은가? 아예 점심을 지금 미리 먹고 시간을 아끼는 것이 어떻겠나?”
일꾼이 찬성했다. 농장 주인의 아내가 만둣국과 감자부침 등을 가져왔고 두 사람은 다시 식사를 했다. 점심을 다 먹고 나더니, 농장 주인이 이렇게 말했다.
“여보게, 기왕 식탁에 앉은 김에 우리 저녁까지 다 먹어버리는 게 어떨까?”
일꾼이 찬성하자 이번에는 불고기에 갈비탕이 나왔다. 일꾼은 그것도 먹어 치웠다.
“자, 이제 세끼를 다 먹었으니 들에 나가 하루종일 쉬지 않고 일할 수 있게 됐군.”
농장 주인이 기분 좋게 소리쳤다. 그러자 일꾼이 대답했다.
“천만에요, 저는 저녁을 먹은 다음에는 일을 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