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뜨락]
- 감자꽃
양 진 건
하늘 아래
첫 고랭지 밭에서
한줌의 꿈처럼 꽃망울 터뜨린
하얀 감자꽃.
나더러 이 먼 길 왜 왔느냐기에
“당신을 따르겠습니다”라는
꽃말이 하도 고와서
애써 보러 왔노라 했지.
허나 실은
나를 따라달라고 말할
용기 없다보니
당신 꼭 닮은
감자꽃이나 보러 왔던 것이지만.
―신작시집 ‘귀한 매혹’(문학과지성사)에서
▲1957년 제주 출생
▲1992년 계간 ‘문학과사회’로 등단
▲시집 ‘대담한 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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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입력 2008.03.21 (금)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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