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의 뜨락

많은 부분

바보처럼1 2008. 7. 28. 01:02
  • 많은 부분

    임 영 석

    살면서 많은 부분
    향나무의 향과 같이
    제 살을 깎아내야
    열리는 길이 있다
    그 길을 번갈아 가며
    해와 달은 쓸고 닦고

    시간의 많은 부분
    허공에 녹아 있다
    그 시간을 잡으려고
    자라는 미루나무,
    찬 겨울 벌벌 떨면서
    곡비(哭婢)처럼 울고 있다

    ―신작시집 ‘배경’(시선사)에서
    ▲1961년 충남 금산 출생
    ▲1985년 ‘현대시조’로 등단
    ▲시집 ‘이중창문을 굳게 닫고’ ‘사랑엽서’ ‘어둠을 묶어야 별이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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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08.07.18 (금) 21:10, 최종수정 2008.07.18 (금)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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