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의 뜨락

목 없는 부처와

바보처럼1 2008. 9. 18. 12:30
  • 목 없는 부처

    신현정

    목이 없는 부처이지만 나는 얼굴을 만지고 왔네
    귀 끝을 쭈욱 당겨보고도 왔네
    머리 어딘가에 손을 찔러 넣자
    그냥 내 손은 한없이 빨려들어갔는데
    거기가 화엄인지 반야인지는 확실치가 않았네
    아무려나 나는 그 목 없는 어깨 뒤로 숨어 들어가
    내 머리통을 달랑 턱을 괴어 올려놓고서는
    오만상을 찌푸려보기도 하면서
    또 히죽거려보기도 하면서
    찰깍, 사진 한 방 박고 왔네
    내 여자는 코를 떼어 가지고 왔네.

    ―신작시집 ‘바보사막’(랜덤하우스)에서
    ▲1948년 서울 출생
    ▲1974년 ‘월간문학’으로 등단
    ▲시집 ‘염소와 풀밭’ ‘자전거 도둑’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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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08.08.22 (금) 20:16, 최종수정 2008.08.22 (금)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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