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어디서 다듬이 소리가 들린다.
별이 아직 하나 밖에 아니 뵈는데,
달빚에 노니는 강물에 목욕하러
색시들이 강으로 간다.
바람이 간다, 아기의 졸리는 머릿속으로.
수수밭에 속삭이는 소리를
아기는 알아 듣고 웃는다.
아기는 곡조 모를 노래로 대답한다.
어머님이 아기 잠을 재우려 할 적에.
어머님의 사랑하는 아기는
이제 곧 잠들겠읍니다.
잠들어서 이불에 가만히 누인 뒤에,
몰래 일어나 아기는 나가겠읍니다.
나가서 저기 꿈 같은 휜 들길에서
그이를 만나 어머님 이야기를 하겠읍니다.
그러면, 어머님은 아기가 잘도 잔다 하시고,
다듬질할 옷을 풀밭에 널러
아기의 웃는 얼굴에 입맞추고 나가시겠지요.
그럴 적에 아기는 앞강을 날아 건너,
그이 계신 곳에 가 보겠읍니다.
가서 그이에게 어머님 이야기를 하겠읍니다.
<영대>3호(1924.10)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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