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

<스타농민-10>年275억매출 참다래유통사업단 정운천회장

바보처럼1 2010. 3. 30. 16:02

<스타농민-10>
농장·공장·매장 통합 경쟁력 높여
年275억매출 참다래유통사업단 정운천회장
차봉현기자 bhcha@munhwa.com
“농산물시장 개방에 맞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우리 농민들이 직접 나서야 합니다. ‘판매현장’을 장악하고 있으면 외국산 농산물과 경쟁해도 충분히 승산이 있습니다.”

한국의 ‘농업 최고경영자(CEO)’로 손꼽히고 있는 한국참다래유통사업단 정운천(51) 회장은 지난 91년 농민들의 출자로 농업회사를 결성, 지난해 7월부터 올 6월까지 키위로만 연 17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남부지역 키위 재배 농민 180여명과 함께 자본금 3억6000만원으로 국내 최초의 농업인 주식회사인 유통사업단을 설립한지 꼭 13년만이다. 정회장은 또 지난 2000년부터 고구마 생산농가들을 법인 조합원으로 묶어, 장기간 보관이 가능한 다이어트용 고급 고구마로 지난해에만 1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키위와 고구마를 합한 매출은 모두 275억원으로 91년 법인 출범 당시 매출(7억원)에 비하면 40배에 가까운 신장세를 보였다. 그동안 법인에 출자한 조합원은 570명으로 늘었고 회원 농가는 1500가구에 달한다.

이렇게 크게 성공한 비결에 대해 정회장은 ‘3장(場) 통합경영’이란 경영철학을 소개했다. 3장 통합경영이란 ▲회원농가 교육과 품질관리 등을 통해 농산물의 고품질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농장의 생산계열화 ▲우수한 농산물을 선별, 포장하는 공장의 상품화 ▲백화점과 할인매장 등을 직접 공략하는 시장의 유통망 구축에 농민들이 직접 나서는 것이다.

유통사업단은 통합경영을 위해 지난 96년 대기업과 중견 수입업체들을 제치고 뉴질랜드산 키위 수입권을 따냈다. 국산 농가를 위협하던 뉴질랜드와 ‘키위 동맹’이라는 전략적 제휴를 하는 ‘역(逆)발상 마케팅’을 시도한 것이다. 이로인해 국내산 참다래가 생산되지 않는 5~10월엔 뉴질랜드산 키위로 국내 유통량을 조절할 수 있게 됐고, 수입 농산물로 인한 수익까지 챙기게 됐다.

정회장은 지난해 5월에는 신지식인 농업인들과 함께 경기도 구리시에 3000여평 규모의 물류센터를 만들었다. 이 센터는 농산물을 대형 할인매장, 홈쇼핑 등과 직접 연결해주고 절약된 유통비용은 전액 생산자들에게 돌려준다.

정회장은 백화점, 할인매장 등에서도 독특한 마케팅을 하고 있다. 농산물 납품에 그치지 않고 고구마는 아주머니, 키위는 아가씨 도우미들을 고용해 직접 시식코너를 운영하고 판촉행사를 벌이는 것.

정회장은 “판촉행사를 하면 2배 정도 매출이 오른다”며 “할인매장 등은 추가 비용없이 키위 판매가 늘어 좋고 조합은 판매장을 직접 관리하며 소비자들의 성향까지 파악할 수 있어 이익”이라고 말했다.

참다래유통사업단이 연중 키위 유통량을 조절하고 판매대까지 장악하면서 현재 칠레산 키위 등은 맥을 못추고 있다. 정회장은 “수입개방시대에 우리 농산물은 가격 이외의 경쟁력을 찾아야 한다”며 “소비자들과 만나는 매장에서 힘을 행사하는 것도 중요한 경쟁력 중 하나”라고 말했다.

차봉현기자 bhcha@munhwa.co.kr




기사 게재 일자 2004-09-03 13: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