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

<스타농민>고품질 오이모종’ 年20억 매출 충남 서산 대산영농조합 유제선

바보처럼1 2010. 3. 30. 16:26

<스타농민>
‘고품질 오이모종’ 年20억 매출
충남 서산 대산영농조합 유제선대표
차봉현기자 bhcha@munhwa.com
“수요에 맞게 상품을 생산하고, 품질을 높이면 농업으로도 큰 돈을 벌 수 있습니다.”

어린 오이 모종을 길러 파는 육묘사업을 하는 유제선(49·충남 서산시 대산읍) 대산영농조합법인 대표의 지난해 매출은 20억원에 달한다. 유씨로부터 모종을 사간 농민만 1500명으로, 600만포기가 넘는 모종이 전국으로 팔려갔다.

농업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서울로 올라가 양복 재단기술을 배운 유씨는 10여년간 중소기업 직원, 양복점 경영 등을 하다 귀향했다.

농사짓던 사람이 매일 같은 일을 하다보니 싫증이 나더라고요. 그래서 농사를 짓기로 했습니다.”

가족들의 강한 반대를 무릅쓰고 귀향한 유씨는 자영업 경험을 살려 처음부터 대규모 벼농사를 시작했다. “재배 규모를 넓히면 돈을 벌겠다 싶었습니다. 그래서 10만평의 땅을 임대하고, 트랙터와 이앙기 등을 샀어요.” 유씨의 예상은 적중했다. 임대농지에서 벌어들인 수입은 한해 2억6000만원에 달했고 기반도 조금씩 잡혀갔다. 10년 뒤 우루과이라운드 협정이 발효된 95년 유씨는 쌀 농사를 접을 생각을 했다.

농산물 시장이 개방되면 대규모 농사라도 크게 성공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어린 채소를 길러 농민들에게 파는 육묘 사업. 좋은 품질의 모종을 생산하면 농산물의 품질을 높이는 효과도 있겠다 싶었다.

그러나 20억원이 넘는 자본을 투자한 사업은 처음부터 시련을 겪었다. 육묘시설을 건립하는 과정에서 시공업체가 6억원을 떼먹고 미국으로 달아났다. 은행권에서 돈을 빌려 97년말 겨우 1만평 규모의 시설을 다 지었는데 이번에는 외환위기가 터졌다. 당시 유씨가 지고 있던 빚은 모두 10억원. 이자율이 높아지면서 한해 이자만 2억~3억원이 나갔다.

유씨는 있는 돈 다 털어 신문광고를 내고, 농가들에게 기술컨설팅을 해주면서 육묘의 우수성을 알렸다. 육묘장 안에 더운 공기를 공급하고 영양액을 재사용, 싸고 품질 좋은 오이 모종은 조금씩 농민들에게 알려졌고 2000년 12억원의 매출까지 오르며 손익분기점을 넘었다.

한해 20억원까지 매출을 올린 유씨는 2003년 다시 작목전환을 준비했다. “갈수록 넓어지는 농산물 시장개방 영향을 덜 받기 위해 상류 도시민의 수요가 있는 작목이 필요했습니다.” 그리고 개발한 것이 ‘흙없는 잔디’다. 각종 영양제를 혼합해 만든 인공토양 위에 천연섬유를 깔고 심은 잔디는 뿌리에 흙이 없고, 가벼운 것이 특징. 가위로 잘라 모양을 내거나 옮기기 쉬운 것은 물론, 심은 지 한달만에 완전히 뿌리를 내릴 정도로 활착률도 높다. 유씨는 이 잔디로 올 한해 1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차봉현기자 bhcha@munhwa.com


기사 게재 일자 2005-01-28 1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