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

<스타농민>진주 ㈜머시가이 대표 최용주씨

바보처럼1 2010. 3. 30. 16:28

<스타농민>
상황버섯 가공수출 年30억 매출
진주 ㈜머시가이 대표 최용주씨
차봉현기자 bhcha@munhwa.com
복사기 수리공이 버섯 농사꾼으로 변신한지 10여년 만에 연매출 30억원대의 벤처농업회사 사장으로 변신했다.

경남 진주시 미천면 안간리에서 상황버섯 농사를 짓고 있는 최용주(49)씨. 최씨는 지난해 상황버섯(4억5000만원)과 상황버섯 라면·음료수 등으로 3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 상황버섯은 현재 미국, 캐나다, 일본, 프랑스 등으로 수출되고 있고 라면·음료수 수출도 준비 하고있다.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중학교만 졸업한 최씨는 군대를 제대한 지난 80년부터 6년간 복사기대리점 출장 엔지니어 생활을 했다. 출장수리를 나가면 판매에 수금까지 그의 몫이었다. 이후 어렵게 번 돈으로 복사기 대리점을 3년간 운영했지만 벌이는 시원찮았다. 그러던 최씨가 상황버섯과 인연을 맺은 것은 심한 두통을 앓던 어머니가 상황버섯을 달여 먹은 뒤 효험을 보면서부터다. 그는 농촌진흥청 등을 찾아다니며 상황버섯을 알아보기 시작했고, 결국 91년 복사기 대리점을 처분하고 버섯농사를 시작했다.

그러나 멋모르고 뛰어든 농사는 실패의 연속이었다. 상황버섯 재배기술을 익힐 동안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시작한 표고 등 버섯 농사는 판로를 확보하지 못한데다 중국산까지 들어오면서 본전도 못찾았다. 서울에서 멀쩡하게 회사에 다니던 동생(43)까지 불러내려 상황버섯 재배에 나섰지만 쉽지 않았다. 흰개미들이 뿌리를 갉아먹어 수확량의 40%를 버려야 했던 것.

최씨는 지리산 속에 텐트를 치고 몇달동안 자연 상황버섯을 관찰한 끝에 버섯이 나무 꼭대기에서 자란다는 걸 알아냈다. 그리고 개발한 것이 바로 파이프에 매달린 뽕나무나 참나무 토막에 버섯을 기르는 ‘공중재배법’. 상황버섯 재배는 성공했고, 대학 복사점을 운영하며 돈을 대주던 형(55)도 사업에 합류했다.

최씨는 대량 생산이 이뤄지자 판로 확보에 나섰다. “상황버섯은 약용으로만 알려져 비싸지만 판매량이 많지 않습니다. 일반 소비자들과 친숙한 가공식품을 만들어야 안정적인 판매가 가능했지요.” 최씨는 이후 라면에 상황버섯을 연계시킨 ‘상황버섯 라면’과 ‘상황버섯 음료수’를 개발, 시장에 내놓았다. 전문제조업체에 의뢰해 주문자생산방식(OEM)으로 생산, 판매하는 라면과 음료수는 일반 라면이나 음료수보다 2배 이상 비싸지만 날개돋친 듯 팔려나갔다.

2002년 정부의 신지식농업인으로 선정된 최씨는 현재 상황버섯 고추장·사탕 출시도 준비하고 있고, 최씨 형제가 중심이 돼 이달 중 출범하는 농업회사 ㈜머시가이(MUSHGUY)는 중소기업청의 벤처농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최씨는 “마케팅과 기술력, 규격화가 이뤄진다면 농업인도 기업인이 될 수 있다”며 “앞으로 미국 나스닥에 등록하는 벤처농업 회사를 만들어 농업으로 성공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차봉현기자 bhcha@munhwa.com


기사 게재 일자 2005-02-11 1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