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

간나희 가는 길흘 사나희 에도드시.....정철

바보처럼1 2006. 4. 21. 00:49

간나희 가는 길흘 사나희 에도드시

사나희 네는 길흘 계집이 츼도드시

제 남진 제 계집 아니어든 일흠 뭇디 마오려

 

간나희 : 아낙네. 방언으로 '간나'라는 말이 남아있다

에도드시; 바싹 가까이 가지 않고 휘둘러 돌아가듯이

네는 길흘: 가는 길을

츼도드시: 비켜 피해 돌아가듯이

남진: 남편

마오려: 묻지말라

 

 

기울계대 니거니 뜨나 족박귀 업거니 뜨나

비록 이 셰간 板蕩할망졍

고온 님 괴기옷 괴변 그를 잇고 살리라

 

기울계대 이거니 뜨나를 기울계 대거니 뜨나로 보는 두 가디 설이 있다. 방종현은 기울계대로 보고서 심부름군이라고 해석했다.

족박귀: 작은 바가지

판탕(板蕩): 다 어지러워 지는 것

괴기옷 괴변: 귀염을 받게되면

 

 

나모도 병이드니 亭子라도 쉬리업다

호화히 셔신 제는 오리 가리 다 쉬더니

닙 디고 가지 것도 후는 새도 아니 안는다

 

亭子: 여기선 정자나무.

쉬리 업다: 쉬어가는 사람이 없다

호화히:가지가 번성하고 보기에 프르러서 호기있음

오리 가리: 오는 사람 가는 사람, 즉 왕래인

것조: 꺽은

 

 

내 말 고텨 드러 너 업스면 못살려니

머흔 일 구즌 일 널로 하야 다 낫거든

이제야 남 괴려 하야 녯벗 알고 엇디리

 

고텨 드러: 고처 들어보게

머흔 일: 험한 일

구즌 일: 악한 일

남 괴려 하야; 다른 사람에게 사랑받고자 하여

(......이제야 새삼스레 남의 사랑 받고자 옛날부터 먹어오는 술을 끊자 않은들 어떠하리오? 술을 끊을 수가 없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