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의 백중(백종, 百鍾)놀이는 머슴들이 7월 보름경 용(龍, 辰)날을 택하여 지주들이 준 술과 음식으로 하루를 즐겁게 노는 데서 연유한다. 이러한 놀이는 이른바 호미씻기(세서유)라 하여 중부이남 지방의 농촌에서 흔히 볼 수가 있다. 그러나 특히 밀양백중놀이가 돋보인 까닭은 놀이의 내용이 예술적이면서도 개성이 강하기 때문이다.
밀양백중놀이의 짜임새는 농신제(農神祭)·작두말타기·춤판·뒷놀이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농신제는 농악을 하면서 오방진굿을 하고 고사터를 깨끗이 하는 잡귀막이 굿에서 시작된다. 마당에는 저름대(마대, 麻대)로 만든 농신간(農神竿)을 세우고 새끼를 꼬아 만든 용 10개를 달아매며 농신간을 중심으로 원형으로 서서 삼배하고 엎드려 복을 비는데, 그 중 한 사람은 축문을 읽는다. 작두말타기는 머슴들 중에서 농사장원(壯元)을 선정하고 그 장원을 작두마(作頭馬)에 태워 풍물을 울리면서 놀이판을 돌아 시위하는 놀이이다. 춤판은 양반춤에서 시작된다. 풍물장단에 맞추어 양반답게 느릿하게 추고 있으면 머슴들이 나와 양반을 몰아내고 각기 난쟁이, 중풍장이, 배불뚝이, 꼬부랑할미, 떨떨이, 문둥이, 꼽추, 히줄대기, 봉사, 절름발이 등 익살스러운 병신춤을 춘다.
다음 범부춤은 두 사람이 번갈아 가면서 장고잽이 앞에서 활달하게 재주를 보인다. 마지막을 장식할 춤은 오북춤이다. 이 춤은 밀양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춤으로서 다섯 사람의 북잽이들이 원무하거나 원심, 원외로 이동하면서 북가락을 치며 춤을 추는데 힘이 있고 멋들어진 춤이라 할 수 있다. 뒷놀이는 모든 놀이꾼들이 한꺼번에 등장하여 화동하는 뜻으로 벌이는 군무(群舞)의 장이다. 장단가락도 자주 바뀌면서 춤은 제각기 개성적인 춤을 추므로 춤판은 한층 고조된다.
밀양백중놀이의 특징은 장식품에 있어서 농신간이 특이하고 악기는 사장고와 물장고 같은 것이 쓰이고 있다는 점이며 그 중 밀양백중놀이 자랑은 춤이라 할 수 있다. 예로서 병신춤에 있어서 다른 민속극과는 달리 다양하고 본격적인 놀이 형식을 갖추고 있으며, 범부춤과 오북춤은 이 지방에만 전승되고 있다. 따라서 춤사위에 있어서 그 동작은 철저하게 장단에 일치하며 모든 춤동작이 활달하다는 것과 오른손과 오른발, 왼손과 왼발이 같이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 특이하다. 주된 춤사위는 어느 지점으로 한 발을 던져 동작을 맺고 제자리에서 양손으로 어깨춤을 추며 얼었다가 그것을 풀어가는 배김새사위라 할 수 있다.
중요무형문화재 밀양백중놀이의 고 하보경(河寶鏡)옹(남, 양반춤,범부춤 보유자 1980년 11월 17일 지정. 1997년 12월 2일 해제)은 살아 생전 멋들어진 양반춤과 북춤으로 명성을 떨치셨던 재인이시다. 지금 하보경옹의 뒤를 이어 손자인 하용부(河龍富)(남, 양반춤, 범부춤보유자. 2002년 2월 5일 보유자 지정)가 밀양백중놀이의 양반춤과 범부춤을 이어가고 있다. 현 보유자 하용부는 경상남도 밀양시 부북면 가산리 78번지에 거주하면서 밀양백중놀이를 이끌어 가고 있으며 밀양연극촌 촌장을 맡고 있다. 그 동안 수많은 공연을 하면서 밀양백중놀이를 알린 하용부는 1980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무형문화재 제68호 밀양백중놀이를 연 20회 공연을 하였으며, 1984년 9월에는 동경 히비야 공원에서 밀양백중놀이 양반춤, 범부춤, 북춤을 추어 할아버지인 하보경옹의 맥을 이었다. 1990년에는 서울시무용단 특강으로 범부춤, 양반춤, 북춤을 강의했으며1991년 3월 ~ 7월 부산 동아대학교 무용학과 강의, 1991년 8월 15일 사할린 남북민속제 참가(양반춤, 북춤, 범부춤 공연, 1992년 5월 하용부, 장인숙 춤판(부산문화회관 소극장), 1993년 5월 동숭아트센타 5주년 개관기념공연 하용부 춤판, 1994년 3월 ~ 7월 부산 경성대학교 강의, 1997년 2월 ‘96 프랑스 ‘발드마른 국제댄스페스티벌’에 참가하여 창작춤인 ’영무‘,와 북춤, 범부춤을 공연하였다. 1997년 1~2월 프랑스 ART 초청 WORK - SHOP 지도를 하였고, 1999년 4월 ‘98 프랑스 “발드마른 국제댄스페스티벌” 참가(창작무 “영무,양반춤, 범부춤, 북춤” 공연), 2002년 9월 ‘男舞’ 호암아트홀 공연, 2003년 3월 “사랑, 영혼 그리고 춤” 창작공연 서울스타시티극장 개관공연 등을 담당하였다.
연극작업에도 많은 참여를 하여 그 이름을 알린 하용부는 ‘90, 91, 94, 96, 97, 98, 99, 2000, 2001 “오구 - 죽음의 형식”(안무 및 출연 이윤택 作/演出 , 연희단거리패), 1991년 “사혼”(죽은영혼 <일본 순회공연>, 이윤택 作/演出, 연희단거리패) ‘91, ’92 “길 떠나는 가족”(안무 <미국공연>, 김의경 作 /이윤택 演出), ‘92, ’93 “세월이 좋다”(넋2 <일본 알리스 극장 및 일본 순회공연>, 기시다리오 作 /이윤택 演出, 연희단거리패) ‘96 “어머니”(이윤택 作 / 김명곤 演出, 연희단거리패 + 아리랑, 백상예술대상 인기상 수상), ‘98 “제10회 거창 국제 연극제 - 산너머 개똥아”(김경화 作 / 정동숙 演出, 연희단거리패), ‘99, 2000, 2001 “어머니”(이윤택 작 / 연출, 연희단거리패), ‘99 “일식”(이윤택 작 / 연출, 연희단 거리패) 등의 연극 작업에도 참여를 했다. 대를 이어가며 전통을 지키는 하용부, 오늘도 그가 바라는 것은 하나밖에 없다. 대를 이은 우리의 것을 온전하게 다음 세대에 물려주고자 하는 마음뿐이다. 그래서인가, 그의 주변에는 항상 많은 사람들이 북적이다. 백중놀이의 춤판답게.../하주성 주간
'전통지킴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나무, 열반에 들다- 목조각장 박찬수 (0) | 2006.06.02 |
---|---|
[스크랩] 전통문화의 위상을 높이고자 날을 지새우는 김덕명 회장 (0) | 2006.06.02 |
[스크랩] 전통 명문 혈통의 예인 한승호명창 (0) | 2006.06.02 |
[스크랩] 구음의 명인 진주교방굿거리보유자 - 김수악 명인 (0) | 2006.06.02 |
[스크랩] 춤·북 명인 이매방 - 얇은 사 하얀 고깔은... (0) | 2006.06.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