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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수세심이라고 합니다. 차를 마시기 위해 그릇을 데우면서 물을 버릴 때 내 마음 속에 있는 모든 나쁜 마음을 함께 버리는 것이죠.” 전주전통문화센터 성혜숙 교육주임(여, 47세. 전주시 완산구 교동 7-1)은 이제 다인이 된지는 불과 5년이다. 그러나 그 전부터 교육을 담당하면서 수많은 시간을 차에 대해서 익혀왔고, 차를 다려 마시면서 나름대로 차에 대한 확고한 주관을 갖고 있다. 전주전통문화센터는 한국문화재보호재단에서 운영하는 기관이다. 이 안에는 우리 전통공연을 할 수 있는 한벽극장과 판소리 공연 등을 하는 경업당, 전통음식관인 한벽루와 전통혼례식장인 회명원, 전통찻집 다향(茶香) 등이 있다. 직영체제인 전주전통문화센터는 모든 사람들이 직원으로 각자 소임을 다하고 있다.
“제가 차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전문예절을 교육시키는 프로그램을 맡아하면서 부터입니다. 다례교실과 폐백 등을 맡아하면서 전문적인 교육을 제가 먼저 받아야 할 것 같아서 원광대학에서 다례를 베우고 있습니다.” 그 전에도 사설 기관에서 다례를 배웠지만 다향을 맡아하면서부터 시간이 나질 않아 일요일에 배울 수 있는 원광대학을 택했다고 한다. 스스로를 찾기 위해 출근을 하기 전에 모악산을 오른다는 성혜숙 주임은 다례를 하고나서 많은 변화가 있었다고 한다. “그 동안 바쁘게만 살면 된다는 생각에 할일도 많고 그랬지만 지금은 같은 일을 하면서도 오히려 시간적, 마음적 여유가 생겨났어요.” 그렇게 차를 대하다가 보면 사람들이 많은 변화를 가져오게 된다고 차 예찬론을 펼쳐 낸다. “예의를 중시하는 다례는 함부로 경거망동을 할 수 없는 것이죠. 그래서 다례를 행하는 사람은 악인이 없다는 것이고요. 또 차를 마시는 사람은 나쁜 마음을 먹을 수가 없죠.” 우리 차는 외국의 차와는 달리 그 과정을 중시하고 모든 것이 예절로 되어 있어 자연히 사람들에게 예절을 가르치게 되고 예를 중시하게 된다고 한다. “저는 사람들에게 차를 대접하기 위해 찻잔에 물을 따르고 그릇을 데우면서 언제나 제 마음이 그렇다고 생각을 합니다. 즉 제 따듯한 마음이 그 사람에게 전달되기를 바라는 것이죠.” 차에 정신은 남을 배려하는 것이라고 한다. 찻잔을 데우고, 차를 따르고 하는 그 모든 것의 처음은 남을 배려하는 마음에서 우러나온다고 하는 성혜숙 주임은 집안에서도 가족들과 함께 차를 마시면서 더욱 돈독한 사이가 되었다고 은근히 자랑을 한다. “언젠가는 아들이 친구들과 함께 저희 직장을 찾아왔어요. 친구들에게 차를 대접해 주었는데 아들은 어머니가 그렇게 자랑스러울 수가 없었다고 하고, 친구들은 아들한테 어머니를 잘 두어서 샘이 난다고 했데요.” 그래서 자신이 하는 일에 더 자신감을 갖고 나름대로 차에 대한 많은 공부를 하고 있다고 한다.
나라에 보답할 아무 힘없는 늙은 서생이
차 마시는 버릇이 들어 세상물정을 모르고 사네.
그윽한 집에 홀로 누운 눈보라 치는 밤
돌솥의 솔바람 소리를 즐겨 듣나니
― 돌솥에 차를 끓이며(石鼎煎茶)
성혜숙 주임이 좋아하는 것은 문학이다. 그래서 차에 대한 공부를 많이 하고, 차에 대한 시를 좋아한다고 한다. “ 차에 대한 시 같은 것을 많이 접하다가 보면 나름대로 차에 대한 견해를 바르게 세울 수 있을 것 같아서요.” 그래서 요즈음은 자신 나름대로 예절을 중시하는 다례에 관해 많은 생각을 한단다. “다례는 전통, 예절, 형식을 매우 중시합니다. 그렇기에 일반화 되지 못할 수도 있죠. 그래서 그것보다는 다반사라고 우리 생활 속에서 편히 차를 대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을 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본인은 아직은 초보적인 입장이지만 차를 울타리 안에 가들 것이 아니라 터놓고 어우러지면서 따듯하게 상대를 배려하는 암을 일깨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차의 정신은 남을 배려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남을 위해 차를 끓이고, 그릇을 데우고 하는 모습을 보면 그 정신을 알 수 있죠. 그래서 이젠 차를 모든 사람들이 공유를 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차에 대한 견해는 다르다고 하더라도 차가 다를 바는 없다. 그 향 또한 그대로다. 성혜숙 주임의 차에 대한 사랑이 결실을 맺기를 바란다.
출처 : 하늘을 보세요. 그 곳에 꿈이 ~
글쓴이 : 늪바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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