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가

동 백............정 훈

바보처럼1 2006. 7. 26. 23:43

<동 백>

 

백설이 눈부신

하늘 한 모서리

 

다홍으로

불이 붙는다.

 

차가울사록

사모치는 정화(情火)

 

그 뉘를 사모하기에

이 깊은 겨울에 애태워 피는가.

 

*자유문학(1959.3)수록

한 겨울에 피는 동백꽃을 하나으 정열에 비겨 시각적 이미지로 부가시켰다.

1~2연: 대조법으로 동백꽃의 색감을 두드러지게 했고,

3연: 역설법으로 동백의 정열을,

4연: 주제연

*주제는 동백꽃의 정열

 

 

<머들령>

 

요강원을 지나

머들령.

옛날 이 길로 원님이 나리고......

등짐장사가 쉬어 넘고

도둑이 목 축이던 곳

분홍 두루막에

남빛 돌띠 두르고

할아버지와 이 재를 넘었다.

뻐꾸기 자꾸 우던 날

감장 개명화에 발이 부르트고

파랑 갑사댕기

손에 감고 울었더니

흘러간 서른 핸데

유월 하늘에 슬픔이 어린다.

 

*자오선 창간호(1937.11)수록

"머들령"은 고개 이름. 작자는 이 험한 고개에 민족의 한을 가탁하였다.

*주제는 겨레의 한.

 

 

<머얼리>

 

깊은 산허리에

자그만 집을 짓자.

 

텃밭엘랑

고추

둘레에는 돔부도 심자.

 

박꽃이

희게 핀 황혼이면

먼 구름을 바라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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