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과 언어>
언어는
꽃잎에 닿자 한 마리 나비가
된다.
언어는
소리와 뜻이 찢긴 깃발처럼
펄럭이다가
쓰러진다.
꽃의 둘레에서
밀물처럼 밀려오는 언어가
불꽃처럼 타다간
꺼져도,
어떤 언어는
꽃잎을 스치자 한 마리 꿀벌이
된다.
*초현실주의의 기교, 죽 이른바 자동 기술법으로 씌어졌기때문에 이 시의 분석은 천혀 불가능하다. 이 시의 언어들은 심리 심층에서 유발된 것들이기 때문에 이미지 그대로의 상태인 것이다.
*주제는 새로운 생명력의 탐구.
<원(圓)에 관한 소묘>
한 개의 원이
굴러간다.
천사의 버린 지환이다.
그 안팎으로 감기는 별빛과
꽃잎들..... .
금빛의 수밀도만한
세 개의 원이
천 개의 원이
굴러간다.
신의 눈알들이다.
어떤 눈알은 모가 서서
삼각형이 되어
쓰러진다.
어떤 눈알은 가로누운
불기둥이 되어
뻗는다.
한 개의 원이
8월 한가위의 달만큼
자라서
굴러간다.
*이 작품 역시 이미지와 이미지의 결합으로 구성된 시.
이런 성격의 시에서 뚜렷한 주제를 찾으려 하는 것은 무리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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