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가

동정(冬庭)의 시.............박 근영

바보처럼1 2006. 12. 6. 22:24

<동 정(冬庭)의 시>

 

밤을 새우면서 목숨을 앓다가도

고운 해 동산에 떠오르면

나는야 이름 없이도 창 앞에 고운 해

 

아침 두레박을 드리우듯

깊은 속 어둠에 잠겨 있는

당신의 목소리를 가만히 길어

갈한 목 축이고 나면

안으로 맑아 오는 나의 목소리

 

옥통소처럼 곱게 울려

차가운 하늘 열어 주면

 

빨간 댕기 드리운 듯

적연한 햇빛의 가지 끝에

가을 과일처럼 익어 오는 건

어느 날엔가

꽃다이 주어질

당신의 은혜로운 언약이십니다.

 

*박 근영의 시세계는 순수 형상미의 추구와 일상 생활 속에서의 서민적 생활미의 표현에 중점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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