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 파 람>
나는 늘 휘파람을 불면서
입을 오무리고 걷는다.
오무린 입속에 봄바람이 일어
버들개시가 푸릇푸릇 싹을 틔운다.
휘파람은 늘 입속에서
버들개지의 대롱을 타고 밖으로 나온다.
나와 흡사한 사람을 나는 가끔 본다.
파밭을 지나면서
그것은 오히려 더욱 싱싱히
파잎을 타고 나오는 닐리리 닐리리
소리.
검은 커튼을 드리우고
깊이 방에 묻혀 있는 날
봄볕을 타고 흐트러지는
수많은 피리 소리를 들으면서
나의 휘파람은 입속에 있는
가장 가벼운 침방울을 흔들어
홀홀 날려 보내는
일상(日常)인 것이다.
*이 우석의 시세계는 현대적인 감각과 한국적인 바탕에서의 이미지 재현에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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