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꿈>
사랑은 항상 늦게 온다. 사랑은 생(生) 뒤에 온다.
그대는 살아 보았는가. 그대의 사랑은 사랑을 그리워하는 사랑일 뿐이다. 만일 타인의 기쁨이 자기의 기쁨
뒤에 온다면 그리고 타인의 슬픔이 자기의 슬픔 뒤에 온다면 사랑은 항상 생 뒤에 온다.
그렇다면?
그렇다면 생은 항상 사랑 뒤에 온다.
<고통의 축제(2)>
눈 깜박이는 별빛이여
사수좌(射手座)인 이 담배불빛의 화창(和唱)을 보아라.
구호의 어둠 속
깊이 우리 암호의 가락 !
하늘은 새들에게 내어 주고
나는 아래로 아래로 날아오른다.
쾌락은 육체를 묶고
고통은 영혼을 묶는도다.
시간의 뿌리를 뽑아려다
제가 뿌리 뽑히는 아름 슬픈 우리들
숲은 우리의 정신의
정처없는 형용사,
눈동자마다 깊이
망향가(望鄕歌) 고여 있다.
쾌락은 육체를 묶고
고통은 영혼을 묶는도다.
무슨 힘이 우리를 살게 하냐구요?
마음의 잡동사니의 힘.
아리랑 아리랑이 청천(靑天) 하늘
오늘도 흐느껴 푸르르고
별도나 많은 별에 수심(愁心) 내려
기죽은 영혼들 거지처럼 떠돈다.
쾌락은 육체를 묶고
고통은 영혼을 묶는도다.
몸보다 그림자가 더 무거워
머리 숙이고 가는 길
피에는 소금, 눈물에는 설탕을 치며
사람의 일들을 노래한다.
세상에서 가장 쓸쓸한 일은
사람 사랑하는 일이어니
쾌락은 육체를 묶고
고통은 영혼을 묶는도다.
*정 현종의 시세계는 사물 하나하나에 인간의 감정이 지니는 요소 하나하나를 모두 추상화하고 개관화시킴으로써 사물과 시인 사이의 거리를 항상 의연하게 유지시키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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