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가

요일 연습...........황 명걸

바보처럼1 2006. 12. 22. 22:43

<요일 연습>

 

일요일---나는 부활한다, 무덤을 찾는 막달라 마리아도 없이 한여름의 쓰레기 더미에서.

월요일---나는 노크한다. 보일 아물은 못 자국도 없이 더럽혀진 손을 포키트에 찌르고.

화요일---나는 추방된다. 선택된 백성도 아닌데 발붙일 한 뼘의 땅도 없이 유태인처럼.

수요일---나는 박해 받는다.---찢어진 백기(白旗)를 날리는 시인이라고, 죄목도 없이 억울하게.

목요일---나는 비틀거린다. 등에 진 무거운 십자가도 없이 언덕 아닌 빌딩의 계곡에서.

금요일---나는 처형된다---가시 면류관도 창의 찌림도 받음이 없이 피를 흘리며.

토요일---나는 낙하한다---받아 주는 성모 마리아의 크낙한 손도 없이 나락(奈落)의 밑바닥으로.

다시 일요일---나는 누워 있다. 베다니 마리아의 신앙도 없이 데드 마스크를 뜨기 위하여.

 

*황 명걸은 주로 서민적 소재나 도회인의 무기력하고 퇴폐적인 생활에 대한 뉘우침을 쉽게 노래한다.